
아버지 댁 마당에는 오래된 자전거가 한 대 서 있습니다. 타시지도 않으면서 몇 년째 그대로 두셨습니다.자리만 차지한다고 치우자고 했더니 한사코 말리셨습니다. 이유를 듣고 나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몇 년째 세워져 있던 자전거
바퀴는 바람이 빠진 지 오래였습니다. 안장도 삭아서 갈라져 있었습니다. 갈 때마다 눈에 걸려 몇 번이나 말씀을 드렸습니다. 아버지는 그때마다 그냥 두라고만 하셨습니다. 결국 제가 처리하겠다고 나선 날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아버지가 들려주신 이유
그 자전거는 제가 대학에 붙던 해에 사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해 여름 저를 역까지 태워다 주셨던 기억을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그 일을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그 시절이 제일 좋았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날 우리가 한 일
그날은 자전거를 버리지 않았습니다. 대신 바람을 넣고 체인에 기름을 쳤습니다. 아버지는 마당을 한 바퀴 천천히 도셨습니다. 넘어질까 봐 뒤를 따라 걸었습니다. 물건이 아니라 시간을 붙들고 계셨던 것이었습니다.

부모가 버리지 못하는 물건에는 대개 사연이 붙어 있습니다. 자식 눈에는 짐이지만 본인에게는 기록인 셈입니다.정리하시라 말씀드리기 전에 한 번 여쭤보면 좋겠습니다. 이유를 들으면 생각이 달라질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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