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쓴 소파 그대로 들고 왔어요” 쓰던 가구 그대로 둔 23평 아파트 리모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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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의 주인은 오랫동안 대도시에서 공부하고 일하다가 고향으로 돌아온 사람이다. 익숙한 사람들과 느긋한 생활 리듬이 늘 그리웠고, 인생의 단계가 바뀌는 김에 과감하게 살던 환경을 떠나기로 했다고 한다. 그렇게 찾은 곳이 지은 지 20년 된 방 3개, 거실, 화장실 2개짜리 23평 아파트다.
집을 고르는 데만 넉 달 동안 서른 채가 넘게 봤다는데, 기준은 단순했다. 오래 쓴 가구를 새집에서도 계속 쓸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는 것. 소파, 테이블, 스탠드 조명, 침대, 긴 수납장, 책상과 의자, 현관 콘솔까지 모두 가족의 시간이 배어 있는 물건이라 이사한다는 이유만으로 버리고 싶지 않았다.
거실

거실에 들어서면 오래된 가구가 먼저 보이는데, 이상하게 낡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벽을 밝은색으로 정리하고 바닥과 가구 사이에 따뜻한 나무 톤을 깔아 놓으니, 묵직했던 소파와 테이블이 오히려 이 공간에서 가장 생활감 있는 주인공이 된 셈이다.

TV 벽은 채도를 낮춘 마감재로 덮고 수납을 벽 안에 통째로 넣어 덩어리감을 지웠다. 그 옆으로 오픈 선반과 가늘고 긴 간접조명이 이어지면서 벽면 전체가 가볍고 환하게 읽힌다. 공사 전후를 같은 각도에서 비교하면 가구는 그대로인데 집은 전혀 다른 표정을 짓고 있다.
다이닝룸

이번 공사에서 새 가구를 들인 거의 유일한 공간이 다이닝룸이다. 식탁과 의자는 집주인이 직접 골랐지만 소재와 비율, 전체 톤은 디자이너와 계속 맞춰가며 결정했다고 한다. 그래서 새것인데도 옛 가구들과 어색하게 부딪히지 않는다.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가전 수납장이다. 원래 주방이 좁고 길어서 오븐이나 전자레인지를 둘 자리가 마땅치 않았는데, 다이닝룸 쪽에 길게 카운터를 짜 넣어 자주 쓰는 소형 가전을 위에 올려두고 아래에는 별도 전기 회로와 수납을 넣었다. 덕분에 주방에서 밀려난 가전들이 제자리를 찾았다.

그 카운터 아래 놓인 긴 나무 테이블에는 작은 사연이 있다. 원래 옛집 현관에서 쓰던 콘솔인데 새집에서는 둘 곳이 없어 고민이었다고 한다. 디자이너가 다이닝 벽면 구성을 바꾸고 수납장 높이와 비율을 살짝 조정해 그 아래에 이 콘솔을 끼워 넣었더니, 손때 묻은 나뭇결이 밥 먹을 때마다 눈에 들어오는 가장 자연스러운 풍경이 됐다.
안방

안방은 차분하게 가라앉은 휴식의 느낌을 원했다. 침대 머리 쪽 벽에 조형 벽판을 세우고 회색 질감 도장으로 마감한 뒤, 짙은 나무색과 은은한 벽등을 더해 단순한 구성 안에 층을 냈다.

침대 프레임과 수납장, 협탁은 모두 오래 쓰던 것들이다. 벽 색과 나무 톤을 새로 맞추니 예전처럼 무겁게 보이지 않고, 오히려 방에 익숙한 온기가 남았다.
작은방

작은방은 딸이 방학 때 내려와 쓰는 공간이라 쉬고 읽고 수납하는 세 가지에만 집중했다. 밝은색 붙박이장과 회색 벽, 군더더기 없는 선으로 조용한 분위기를 만들고, 침대 아래에는 서랍을 넣어 좁은 방을 한 뼘 더 넓게 썼다.

여기서도 오래 쓴 책상은 그대로 남겼다. 살짝 벗겨진 나뭇결이 단색의 새 수납장과 벽 사이에서 오히려 도드라지는데, 새것으로는 낼 수 없는 질감이다.
드레스룸

드레스룸은 한쪽 벽을 통째로 붙박이 수납으로 채웠다. 옷과 가방, 소품을 종류별로 나눠 넣어 매일 아침 입을 것이 한눈에 보이고, 아끼는 물건들도 제자리를 갖게 됐다.
오픈 칸과 서랍을 나란히 두어 자주 입는 옷과 외투, 가방은 바로 꺼내고 액세서리는 얕은 서랍에 모아 두었다. 손이 가는 순서대로 배치한 셈이라 쓰면 쓸수록 편해지는 구성이다.
출처: 오더 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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