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늙은호박·감은 비타민과 식이섬유, 각종 항산화 성분을 공급하는 영양가 높은 식품이다. 하지만 신장 기능이 떨어져 혈중 칼륨 관리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많은 양을 한꺼번에 먹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세 음식이 나빠서가 아니라 건강한 신장이 처리하던 칼륨을 제대로 배출하기 어려워지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밤과 감은 섭취량이 많아지면 탄수화물과 당류도 함께 늘어난다.
밤은 견과류처럼 보여도 전분이 많고 칼륨도 상당하다
밤은 일반적인 견과류와 영양 구성이 상당히 다르다. 호두·아몬드처럼 지방이 많은 견과류와 달리 밤은 전분을 비롯한 탄수화물 비중이 높고 지방은 매우 적다. 동시에 칼륨과 마그네슘, 비타민C, 식이섬유 등도 들어 있어 건강한 사람에게는 영양가 있는 간식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신장 기능이 저하돼 칼륨을 제한해야 하는 경우다.
미국 국립당뇨병·소화기·신장질환연구소(NIDDK)는 만성콩팥병이 진행되면 신장이 혈액에서 칼륨을 충분히 제거하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밤 역시 여러 개를 간식처럼 계속 집어 먹으면 칼륨 섭취량이 빠르게 늘 수 있기 때문에 양을 정해 먹는 것이 중요하다.

늙은호박도 신장질환자에게는 ‘칼륨 많은 채소’가 될 수 있다
늙은호박은 베타카로틴을 비롯한 카로티노이드와 식이섬유, 비타민C 등을 섭취할 수 있는 채소다. 특히 늙은호박의 노란색과 주황색을 만드는 카로티노이드는 체내에서 항산화 작용과 관련된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신장질환 식단에서는 다른 부분도 살펴야 한다.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NIDDK는 호박류 가운데 일부를 칼륨이 높은 채소로 분류한다. 건강한 신장은 음식으로 들어온 칼륨 가운데 필요 이상인 양을 소변으로 배출하지만 신장 기능이 크게 떨어지면 이 조절 능력도 약해질 수 있다. 따라서 혈중 칼륨이 높은 만성콩팥병 환자라면 늙은호박죽이나 호박찜을 큰 그릇으로 자주 먹는 습관은 섭취량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감 역시 달콤한 맛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섭취량이다
감에는 베타카로틴과 비타민C, 식이섬유, 다양한 폴리페놀 성분이 들어 있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충분히 좋은 과일이지만 신장 기능이 떨어진 사람이라면 칼륨과 1회 섭취량을 함께 살펴야 한다. 과일은 한 번에 여러 개를 먹거나 말려 먹으면 실제 섭취하는 영양소의 양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곶감은 수분이 빠져 부피가 작아진 만큼 같은 무게를 기준으로 당과 칼륨 등이 농축된다. 생감 한 개를 적당량 먹는 것과 곶감을 여러 개 연달아 먹는 것은 신장질환자의 식단에서는 전혀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

신장이 약하면 칼륨이 혈액에 쌓여 심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칼륨은 원래 피해야 할 성분이 아니다. 정상적인 신경 전달과 근육 수축, 심장 박동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필수 미네랄이다. 문제는 혈중 농도가 지나치게 높아졌을 때다. 미국신장재단(NKF)은 신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신장의 칼륨 배출 능력이 떨어져 고칼륨혈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심한 고칼륨혈증은 근육 기능과 심장의 전기적 활동에 영향을 주고 위험한 부정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혈액검사에서 칼륨이 높게 나타난 만성콩팥병 환자에게는 식품의 칼륨 함량뿐 아니라 한 번에 먹는 양까지 중요해진다.

밤과 감은 당뇨를 함께 관리한다면 탄수화물도 살펴야 한다
만성콩팥병 환자 중에는 당뇨병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미국 국립보건원은 당뇨병을 만성콩팥병의 주요 위험 요인 가운데 하나로 설명한다. 이런 경우에는 칼륨뿐 아니라 탄수화물 섭취량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밤은 전분 함량이 높은 식품이고 감은 자연적으로 당을 포함한 과일이기 때문에 ‘건강식’이라는 이유로 많은 양을 먹으면 한 번에 섭취하는 탄수화물도 증가한다.
밤을 간식으로 먹으면서 고구마나 떡까지 더하거나 식후 감과 곶감을 연달아 먹는 방식보다는 한 번에 먹는 양을 정해두는 것이 혈당과 신장 건강을 동시에 관리하기 쉽다.

모든 신장질환자가 밤·호박·감을 끊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장 기능이 떨어졌다고 무조건 저칼륨 식사를 시작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NIDDK와 미국신장재단은 만성콩팥병 환자라도 혈중 칼륨 수치와 병기, 복용하는 약물, 투석 여부 등에 따라 필요한 칼륨 섭취량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초기 만성콩팥병 환자 중에는 칼륨을 특별히 제한할 필요가 없는 사람도 있다.
반대로 혈중 칼륨이 높은 사람은 밤·늙은호박·감뿐 아니라 감자·고구마·바나나·토마토 등 하루 전체에서 섭취하는 고칼륨 식품을 함께 살펴야 한다. 결국 핵심은 좋은 음식을 무조건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자신의 신장이 어느 정도의 칼륨을 처리할 수 있는지에 맞춰 양을 조절하는 것이다.
한눈에 보는 핵심 정리
밤 칼륨과 전분이 많아 신장·혈당 관리 시 과식을 피한다.
늙은호박 영양가는 높지만 칼륨 제한이 필요한 사람은 섭취량을 확인한다.
감 칼륨과 당을 함께 고려하고 특히 곶감은 적은 양으로 먹는다.
핵심 신장질환자의 칼륨 제한 여부는 혈액검사와 신장 기능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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