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뉴욕 유엔총회 연단에 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북한군 전쟁포로 2명을 대한민국으로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신변 안전을 이유로 끝까지 입을 닫고 있던 사안이 외국 정상의 연설 한 줄로 전 세계에 알려진 순간입니다.
생포 약 1년 8개월 만의 한국행이었지만, 박수보다 먼저 터진 건 “왜 지금, 왜 거기서 말했느냐”는 논란이었습니다.
대통령이 꺼낸 “비공개 합의”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엑스에 “공개로 생길 여러 문제를 생각할 때 비공개하는 것이 모든 면에서 타당했고 그렇게 합의했다”고 썼습니다. 이어 “비공개 합의를 어기고 공개한 우크라이나측에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나 많이 아쉽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 안에서 터진 진실공방

논란은 우크라이나 내부로도 번졌습니다. 젤렌스키의 정치적 라이벌로 꼽히는 발레리 잘루즈니 주영 대사의 미디어 고문 옥사나 토로프는 25일 페이스북에서 이번 공개를 “쇼, 과장된 홍보, 강렬한 장면을 위한 강렬한 효과”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자 젤렌스키 대통령 보좌관 드미트로 리트빈이 직접 댓글을 달았습니다. 그는 “그런 합의는 없었다”며 “특정 포로들이 어디로 보내지는지 숨기는 것도 잘못된 일”이라고 맞섰습니다.
토로프 고문이 “포로 문제는 한국과의 더 큰 협력 협상의 일부였다”고 재반박하자, 리트빈은 “침묵하기로 한 합의는 없었다”고 거듭 못 박았습니다.
공개를 택한 쪽의 계산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번 결정이 “한국과의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 이뤄졌다고만 설명했습니다. 공개의 이유를 우크라이나가 직접 밝힌 적은 없습니다.
다만 무대가 유엔총회였다는 점은 가볍지 않습니다. 북한군 참전을 세계 앞에 다시 확인시키고, 한국을 우크라이나 편의 협력국으로 보이게 하는 효과가 한 문장에 담깁니다. 한국의 방공망 지원을 바라는 우크라이나로서는 놓치기 아까운 장면이었을 겁니다.

반론도 있습니다. 한 국내 북한학 교수는 한국 정부가 절제 기조를 유지하면 남북 관계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한 민간 연구기관 전문가는 북한이 문제를 키울수록 자국군 참전을 다시 환기하게 돼 대대적으로 문제 삼기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에 관한 어떤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고만 답했습니다.
인도주의보다 앞선 홍보 효과

외교 신뢰로 보면 이번 일의 손해는 두 포로보다 한국 정부가 더 크게 떠안았습니다. 약속이 있었는지를 두고 양측이 엇갈리는 가운데, 민감한 정보를 먼저 꺼낸 쪽이 박수를 받는 구조가 굳어지면 다음 협상에서 한국이 쓸 수 있는 카드는 줄어듭니다.
커뮤니티에서는 “생색 내느라 사람 목숨을 걸었다”는 분노가 많고, “어차피 알려질 일이었다”는 반응도 적지 않습니다.
젤렌스키의 공개, 여러분은 약속 위반으로 보시나요, 우크라이나의 정당한 선택으로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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