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본가에 갔다가 낯선 액자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안에는 사진이 아니라 누렇게 바랜 종이 한 장이 들어 있었습니다.가까이 가서 보니 오래전 제가 쓴 짧은 편지였습니다. 어머니께 이유를 여쭙고 나서 한동안 얼굴을 들지 못했습니다.

거실 벽에 걸린 낯선 액자
본가에 들를 때마다 거실 벽은 늘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못 보던 액자가 하나 늘어 있었습니다. 사진이 아니라 종이 한 장이 들어 있어 눈이 갔습니다. 글씨체가 익숙해 다가가 보니 제 손글씨였습니다. 군대에 있을 때 보낸 편지 한 통이었습니다.

어머니가 밝힌 이유
어머니께 왜 이것을 걸어 두셨냐고 여쭈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서랍을 정리하다가 나왔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읽어 보니 아들이 먼저 안부를 물어 온 편지가 그것뿐이더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나무라는 말씀이 아니라 그냥 담담한 목소리였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습니다.

부끄러움이 남긴 것
전화는 자주 드렸다고 생각했지만 대부분 용건이 있을 때였습니다. 안부를 묻는 쪽은 늘 어머니셨습니다. 액자 속 편지는 그 사실을 조용히 보여 주고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 특별한 일이 없어도 전화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용건 없는 통화가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것을 그제야 알았습니다.

부모님은 자식이 보낸 작은 흔적 하나를 오래 간직하십니다. 우리가 잊은 것을 그분들은 액자에 넣어 두기도 합니다.오늘은 별다른 용건 없이 한 번 연락을 드려 보시면 어떨까요. 그 통화가 다음 액자의 자리를 대신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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