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임에 나가면 늘 눈에 띄는 사람들이 있다. 새 차 얘기를 먼저 꺼내고, 계산서를 먼저 집어 들고, 마음에 안 드는 일에는 바로 언성을 높인다. 이런 사람들은 처음부터 속이 훤히 보여서 어떻게 대해야 할지 금방 감이 온다.

그런데 이상하게 더 신경 쓰이는 쪽은 정반대에 있다. 말수가 적고, 표정 변화도 없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읽히지 않는 사람이다. 목소리 큰 사람보다 조용한 사람 앞에서 더 조심하게 되는 이유는 뭘까.

3위. 남에게 싫은소리 굳이 안 하는 사람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있어도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 사람이 있다. 약속 시간에 십 분 늦게 나타나도, 말투가 거슬려도 그냥 넘어간다. 참는 것처럼 보이지만 억지로 삼키는 얼굴이 아니라서 오히려 속을 짐작하기 어렵다.
이런 사람은 모든 일에 반응하지 않을 뿐, 기준이 없는 게 아니다. 사소한 일에 힘을 빼지 않고 아껴두었다가 정말 필요한 순간에 한 번 꺼낸다. 그 한마디가 나오는 날에는 듣는 쪽이 오래 기억하게 된다.

2위. 짜증 한번 안 내는 사람
같이 일하다 보면 일이 꼬이는 날이 있다. 다들 한숨을 쉬고 표정이 굳는데 혼자만 평소와 똑같은 얼굴로 다음 할 일을 정리하는 사람이 있다. 옆에서 보면 감정이 없는 건가 싶을 정도로 흔들림이 없다.
이런 사람 앞에서는 화를 내는 쪽이 오히려 초라해진다. 짜증도 하루 동안 쓸 수 있는 힘에서 나오는데, 이 사람은 그 힘을 사소한 데 흘려보내지 않는다. 뭘 해도 반응이 없으니 상대는 이 사람이 무엇을 기준으로 움직이는지 알 방법이 없고, 그래서 더 무겁게 느껴진다.

1위. 같은 옷만 매일 입는 사람
월요일에도 금요일에도, 주말 모임에서도 같은 색 같은 옷을 입고 나타나는 사람이 있다. 처음에는 옷이 없나 싶고, 한 달이 지나면 저렇게 신경을 안 써도 되나 싶어진다. 여유가 넉넉해 보이는데도 입는 것에는 관심이 없어 보여서 더 낯설다.
하지만 그 사람은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이미 정해둔 것이다. 아침마다 무엇을 입을지 고민하는 시간을 통째로 없애고 그 힘을 다른 곳에 쓴다. 남들이 거울 앞에서 이것저것 대보는 사이 이 사람은 이미 하루의 첫 일을 시작하고 있다. 겉모습으로 자신을 설명할 마음이 없으니 옷차림만 보고는 어떤 사람인지 도저히 판단할 수가 없다. 이게 가장 무서운 이유다.

무서운 사람은 목소리가 크거나 가진 게 많은 사람이 아니다. 사소한 일에 자기 힘을 쓰지 않고 어디에 쓸지 미리 정해둔 사람이다. 남이 읽어낼 단서를 주지 않으니, 그 사람이 진짜로 움직이는 순간에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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