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대가 되면 드디어 시간이 많아진다. 출근할 필요도 없고 자식들도 대부분 독립했으니 이제 편하게 살면 될 것 같지만 막상 하루가 너무 길어졌다는 사람들이 있다.
돈이나 건강 문제는 주변에 털어놓아도 이상하게 “할 일이 없다”는 말만큼은 쉽게 꺼내지 못한다. 남들이 듣기에 배부른 고민처럼 느껴질까 봐 혼자 삼키는 것이다.

1. 아침에 눈을 떠도 딱히 할 일이 없다
직장에 다닐 때는 쉬는 날이 그렇게 기다려졌다. 하지만 매일이 쉬는 날이 되자 오히려 아침에 일어날 이유가 사라진다. 아침을 먹고 뉴스를 보고 산책을 다녀와도 아직 오전이다.
처음에는 여유라고 생각했던 시간이 몇 년씩 반복되면 무료함으로 바뀔 수 있다. 사람이 힘든 것은 바쁠 때만이 아니라 기다리는 일이 하나도 없을 때이기도 하다.

2. 친구에게 전화하고 싶어도 자꾸 망설여진다
젊을 때는 아무 때나 전화해 “밥 먹자”고 말할 수 있었던 친구들도 70대가 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배우자를 돌보는 친구도 있고 건강이 나빠진 사람도 있으며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긴 친구도 있다.
괜히 먼저 연락했다가 귀찮아할까 싶어 휴대전화를 들었다가 내려놓는다. 사람은 그리운데 먼저 외롭다고 말하기에는 자존심이 상하는 것이다.

3. 자식에게 보고 싶다는 말을 마음껏 하지 못한다
자식에게 전화하고 싶어도 직장에 있을까 봐 참는다. 주말에 얼굴이라도 보고 싶지만 손주 일정이 있다는 말을 들으면 “바쁘면 오지 마라”고 먼저 말한다.
자식에게 부담 주기 싫은 마음과 조금 더 자주 찾아왔으면 하는 마음이 동시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전화가 끊어진 뒤 괜찮다고 말해놓고도 한참 휴대전화를 바라보는 날이 생긴다.

4. 가장 말하기 어려운 것은 ‘아직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다
70대의 외로움은 단순히 혼자 있어서만 생기는 것이 아닐 수 있다. 평생 직장에서는 해야 할 일이 있었고 집에서는 부모와 배우자의 역할이 있었다. 그런데 하나씩 역할이 줄어들면서 어느 순간 자신을 기다리는 사람이 없다고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하루 종일 자식이 찾아오는 삶이 아니라 작은 것이라도 내가 할 일이 있는 생활일 수 있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서도 쉬기만 원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고 싶어 하는지도 모른다.

70대에 시간이 많다는 것은 축복이 될 수도 있지만 그 시간을 채울 것이 없다면 하루가 오히려 무겁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노후에는 돈만 준비할 것이 아니라 내가 기다릴 일과 만날 사람, 꾸준히 할 수 있는 작은 역할도 함께 만들어둘 필요가 있다.
노년에 가장 긴 시간은 혼자 있는 시간이 아니라, 오늘 하루 나를 기다리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고 느껴지는 시간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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