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추와 매실, 유자 자체에는 여러 식물성 영양소가 들어 있지만 우리가 흔히 마시는 ‘차’는 이야기가 다르다. 설탕이나 시럽에 절인 청·농축액을 뜨거운 물에 풀어 마시는 제품이 많기 때문이다. 당뇨 환자라면 차의 이름보다 한 잔에 실제로 들어가는 총탄수화물과 당류부터 확인해야 한다.
대추차는 만드는 방법에 따라 당류 함량이 크게 달라진다
대추에는 본래 포도당과 과당 등의 당이 들어 있으며 말린 대추는 수분이 줄면서 당의 밀도가 더욱 높아진다. 문제는 시판 대추차 가운데 대추 농축액에 설탕이나 액상과당, 올리고당 등을 추가해 만드는 제품이 많다는 점이다. 공개 식품영양 자료에서도 마시는 형태의 대추차는 100mL당 당류가 약 12g 수준인 사례가 있는 반면, 물에 희석하기 전 농축 액상차 형태에서는 100g당 당류가 30g을 훌쩍 넘는 경우도 확인된다.
따라서 ‘대추차에는 당이 몇 g 들어 있다’고 하나의 숫자로 말하기는 어렵다. 같은 대추차라도 직접 대추만 달인 차와 설탕을 넣은 대추청, 시판 농축제품은 완전히 다른 음료다. 당뇨 환자라면 제품명보다 영양정보의 1회 섭취량당 당류와 총탄수화물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매실차는 매실보다 ‘매실청을 만드는 과정’에서 당이 크게 늘어난다
매실차 역시 생매실의 당만 생각하면 실제 섭취하는 당류를 크게 과소평가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만드는 매실청은 매실과 설탕을 함께 숙성시킨 뒤 나온 액을 물에 희석해 마신다. 결국 달콤한 매실차 한 잔에는 과일에서 나온 성분뿐 아니라 청을 만들 때 넣었던 설탕도 포함된다. 공개된 평균 영양자료에서는 희석된 매실차 100mL에 당류가 약 12g 정도인 사례가 확인되며, 농축된 매실청이나 액상차는 이보다 훨씬 높아질 수 있다.
예를 들어 100mL당 당류가 12g인 농도로 200mL를 마신다면 단순 계산으로 약 24g의 당류가 된다. 각설탕을 3g으로 가정하면 약 8개에 해당하는 양이다. 다만 실제 한 잔의 당류는 청을 얼마나 넣고 물을 얼마나 희석했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유자차의 상큼한 맛 때문에 단맛을 과소평가하기 쉽다
유자에는 비타민C와 여러 플라보노이드가 들어 있지만 시판 유자차의 대부분은 유자 과육과 껍질을 설탕이나 당류와 함께 만든 유자청 형태로 판매된다. 신맛과 유자 껍질 특유의 향이 강하다 보니 실제 설탕이 많이 들어가도 단맛을 상대적으로 덜 강하게 느낄 수 있다. 농축된 유자청은 제품에 따라 원재료 목록 앞부분에 설탕이나 과당 등이 표시될 정도로 당류 비중이 높을 수 있다.
한 잔을 만들 때 유자청을 두세 숟가락씩 넣는다면 생각보다 많은 당을 마시게 되는 셈이다. 유자의 비타민과 식물성 성분이 설탕을 상쇄해주는 것도 아니다. 혈당 관리가 목적이라면 ‘유자가 몇 % 들어갔는가’와 함께 1회 제공량당 당류가 몇 g인지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액체로 마시는 당은 포만감이 낮아 반복 섭취하기 쉽다
달콤한 차의 또 다른 문제는 당을 음료 형태로 섭취한다는 점이다. 통과일은 세포 구조와 식이섬유가 남아 있고 씹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청을 물에 풀어 만든 차는 상당량의 당이 액체에 녹아 있다. 단백질이나 지방, 충분한 식이섬유도 거의 없어 탄수화물의 흡수를 늦춰줄 요소가 적다. 게다가 음료는 포만감이 상대적으로 낮아 식사와 별개로 추가적인 열량과 당류를 섭취하기 쉽다.
대한당뇨병학회 역시 당뇨병의 의학영양요법에서 첨가당 섭취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당음료를 줄이도록 권고한다. 따라서 대추차·매실차·유자차도 설탕이나 청이 많이 들어갔다면 ‘차’라는 이름보다 가당음료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 맞다.

믹스커피 대신 마신다고 반드시 당을 적게 먹는 것도 아니다
믹스커피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생각 때문에 전통 과일차로 바꾸는 경우가 있지만 당류만 놓고 보면 반드시 더 좋은 선택이라고 할 수 없다. 대한당뇨병학회가 소개하는 일반적인 커피믹스는 1포당 약 50㎉ 정도이며, 당류를 줄이려면 설탕 양을 조절하고 제품의 영양정보를 확인하도록 권고한다.
대추청·매실청·유자청 역시 제품과 사용량에 따라 한 잔의 당류가 믹스커피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많아질 수 있다. 특히 큰 머그잔에 청을 여러 숟가락 넣고 하루 두세 잔씩 마시면 간식으로 먹는 당류가 상당해진다. 당뇨 환자에게 중요한 것은 ‘커피냐 전통차냐’가 아니라 설탕이 얼마나 들어갔느냐다.

혈당을 생각한다면 ‘무가당으로 달여낸 차’와 ‘청으로 만든 차’를 구분한다
대추·매실·유자를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핵심은 만드는 방법이다. 설탕을 넣지 않고 대추 몇 조각을 물에 우려낸 차와 대추청을 듬뿍 넣은 음료는 혈당에 미치는 영향이 같지 않다. 유자 역시 생유자 조각이나 껍질을 소량 넣어 향을 내는 방법과 설탕에 절인 유자청을 사용하는 방법은 구분해야 한다.
혈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물과 보리차, 녹차, 루이보스·캐모마일 같은 무가당 차를 기본 음료로 두는 편이 좋다. 시판 대추차·매실차·유자차를 마신다면 ‘저당’이라는 문구만 믿기보다 영양정보에서 1회 제공량의 총탄수화물과 당류를 직접 확인하고 양을 조절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한눈에 보는 핵심 정리
대추차: 대추 자체의 당에 설탕·시럽이 더해진 제품이 많아 당류가 높아질 수 있다.
매실차: 설탕으로 숙성한 매실청을 희석하는 방식이 흔해 한 잔에도 상당한 당류가 들어갈 수 있다.
유자차: 유자의 영양성분은 있지만 유자청에 설탕이 많이 사용될 수 있어 별도로 봐야 한다.
핵심: 제품별 차이가 매우 크므로 ‘과일차’라는 이름보다 1회 섭취량당 당류와 총탄수화물을 확인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