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고 집 지하에 와인바를 차렸어요” 벽난로+통유리 계단 100평 단독주택 리모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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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앞둔 부부가 고른 집은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수직으로 올라가는 100평 단독주택이다. 지은 지 10년이 안 된 준신축이었지만, 층층이 쌓아 올린 단독주택이 흔히 그렇듯 가운데 계단실과 지하가 늘 어두운 게 문제였다.
부부가 원한 건 노후를 조용히 보내는 집이면서 동시에 가족과 친구를 자주 불러들이는 집이었다. 와인을 모으고 음악 듣기를 즐기는 취향도 분명했다. 그래서 리모델링은 빛을 아래층까지 끌어내리는 일과, 사람을 맞이할 자리를 층마다 마련하는 일에 집중됐다.
계단

어둠을 걷어내는 열쇠는 계단에 있었다. 계단의 꺾이는 방향을 바꾸고, 벽에 붙어 있던 디딤판을 허공에 띄운 듯한 구조로 바꿨다. 계단 옆을 막고 있던 벽이 사라지자 위아래 층이 하나의 빛 통로로 이어진다.

2층 침실 쪽 벽도 큼직한 유리 칸막이로 교체했다. 2층의 큰 창으로 들어온 햇빛이 유리를 지나 계단을 타고 내려가고, 바닥 일부를 뚫어 둔 덕에 그 빛이 지하 1층까지 닿는다. 단독주택의 고질병인 어두운 계단실을 창 하나 더 내는 대신 동선을 손봐서 해결한 셈이다.
지하 와인바

지하 1층은 영화를 보는 공간과 와인바로 꾸몄다. 두 공간 사이에는 틈이 보이는 격자 미닫이문을 달아, 닫으면 각자의 공간이 되고 열어 두면 아일랜드 바에서 소파까지 대화가 끊기지 않는다.
마감은 석재를 기본으로 했다. 바닥 한쪽에는 대리석을 잘라 간접조명을 매립했는데, 위층에서 내려온 자연광과 겹치면 마치 햇살이 쏟아지는 마당에 앉아 있는 듯한 분위기가 난다.

소파 뒤 벽에는 반원형으로 파낸 벽감을 여러 개 냈다. 안쪽을 금속으로 마감해 와인병을 하나씩 세워 두는 진열장으로 쓰는데, 수집한 와인이 그 자체로 벽 장식이 되니 따로 꾸밀 필요가 없다.
거실과 다이닝룸

1층은 가족과 친구가 모이는 자리다. 부부의 식사 습관을 고려해 거실과 다이닝룸 사이 벽을 두지 않고 한 공간으로 열어 두었다. 음식을 차리면서도 거실 쪽 손님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구조다.

나이가 들수록 계단이 부담이 될 테니 엘리베이터도 새로 들였다. 다만 엘리베이터 박스가 거실 한가운데 덩그러니 튀어나오지 않도록 외벽을 일부러 키워 그 안에 수납장을 넣고, 덩어리가 엇갈려 맞물린 듯한 기하학적인 형태로 다듬었다. 아랫부분에는 벽난로를 앉혀 설비가 아니라 거실의 중심 가구처럼 보이게 했다.
안방

2층 안방은 아래층과 달리 따뜻한 소재로 채웠다. 침대 헤드 벽은 원목 무늬 마감에 패브릭을 덧대 손에 닿는 감촉까지 부드럽게 만들었는데, 부부가 평소 좋아하는 질감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라고 한다.
음악을 즐기는 부부를 위해 흰색 스피커를 안방과 욕실 곳곳에 나눠 달았다. 천장과 벽에 조용히 섞여 있어 눈에 띄지 않지만, 침대에 누워서도 욕조에 몸을 담근 채로도 같은 음악이 흐른다.
안방 욕실

욕실은 원래 있던 칸막이 벽을 걷어내고 세면대와 변기 자리를 서로 바꿨다. 물 쓰는 자리가 정리되면서 배수가 한결 좋아졌고, 들어서는 순간 시야가 막힘없이 안쪽까지 이어진다.
세면대 상판부터 샤워 공간까지 같은 대리석을 끊김 없이 이어 붙여 욕실이 실제보다 넓어 보인다. 바닥보다 낮게 묻힌 매립형 욕조는 그대로 살리고, 옆에 가느다란 철제 바를 세워 수건을 걸거나 몸을 지탱하는 손잡이로 쓰게 했다. 장식처럼 보이지만 은퇴 후의 생활을 미리 내다본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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