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 아조우여단에서 참모장을 지낸 한 예비역 중령이 2일(현지시간) 엑스(X)에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한 글을 영어로 올렸습니다. 한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위협할 처지가 아니니 누구에게 무슨 말을 하는지 신중히 생각하라는 내용이었고, 한국의 ‘계엄’까지 끌어왔습니다.
지난해 전역한 전직 장교가 왜 남의 나라 대통령에게 이런 훈계를 했을까요.
북한군 포로 공개에서 시작된 갈등

발단은 북한군 포로 2명입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9월 23일 유엔총회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붙잡은 북한군 포로 2명을 한국으로 보냈다고 공개하면서 문제가 커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가 먼저 보안을 요청해 비공개로 하기로 합의해 놓고 이를 깼다는 입장입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런 합의 자체가 없었다고 맞섰고, 이 대통령은 2일 사실 인정과 공개 사과를 계속 거부하면 추가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유엔 공개부터 대통령 경고까지 단 9일, 열흘도 안 돼 정상 간 신뢰 문제로 번졌습니다.
‘진짜 동맹’과 ‘계엄’을 꺼낸 셈법

이 예비역 중령은 대통령의 경고를 ‘위협’으로 규정했습니다. 위기 때 필요한 건 서류상 동맹이 아니라 실제로 곁을 지켜줄 동맹이라며, 한국이 공격받으면 우크라이나가 그런 동맹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에 한국인은 북한 도발보다 ‘계엄’이라는 단어를 더 무서워한다는 문장까지 붙였습니다. 다만 비공개 합의가 있었는지에 대한 근거는 하나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그는 2024년 10월에도 한글로 북한군 파병이 분단을 끝낼 한국의 기회라는 글을 올렸다가 국내 이용자들의 반발을 산 적이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 입장은 아니다

짚어둘 점은 이 글이 우크라이나 정부나 군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전직 장교 개인의 게시물이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한국에 군사 지원을 약속했다는 뜻도 아닙니다.
오히려 우크라이나 정부는 수습에 나섰습니다. 시비하 외무장관은 1일 한국을 중요한 나라로 언급하며 조속한 해결을 바란다고 밝혔고, 한국 정부에 따르면 조현 외교부 장관과 시비하 장관이 우크라이나 측 메시지의 내용과 발표 방식을 협의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에서는 남의 나라 계엄까지 들먹인 건 선을 넘었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반면 전직 장교 한 명의 SNS 글에 국가 차원의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질문엔 답 않고 거래만 내민 훈계

외교 구도로 보면 저는 이 글이 우크라이나에 도움이 될 게 하나도 없다고 봅니다. 쟁점은 약속이 있었느냐인데 그 질문은 비켜 간 채 ‘동맹이 돼줄 테니 조심하라’는 거래 논리를 내밀었고, 정작 자국 정부는 사과 문구를 조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가 곧 내놓을 메시지가 사과에 가까울지, 해명에 그칠지 여러분은 어떻게 예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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