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월 ‘그외 법인’ 55.1%⋯은행권 44.9%
강남·송파·성동선 9월 들어 비중 역전

올해 서울에서 집합건물을 담보로 근저당권을 설정한 저당권자 가운데 저축은행·보험사와 일반 법인 등이 포함된 ‘그 외 법인’이 은행권보다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강남·송파·성동구 등 집값이 비싼 지역에서 그 외 법인 비중이 빠르게 늘었다. 은행 대출 한도가 줄면서 부족한 주택 구입 자금을 비은행권 등에서 마련하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6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저당권설정등기 신청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9월 서울 집합건물의 그 외 법인 저당권자 수는 15만694로 집계됐다. 제1금융권(12만2989)보다 2만7705 많았다. 이는 해당 기간 접수돼 등기가 완료된 사건의 저당권자 수를 집계한 것으로, 아파트뿐 아니라 오피스텔·상가 등 집합건물을 포함한다.
두 유형을 합친 저당권자 가운데 그 외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55.1%였다. 은행권은 44.9%로 절반을 밑돌았다. 등기정보광장은 은행연합회 정회원 금융기관을 제1금융권으로 분류한다. 그 외 법인에는 저축은행·보험사 등 제2금융권뿐 아니라 일반 법인도 포함된다.
자치구별로 보면 1~9월 그 외 법인 저당권자는 종로구가 2만8172로 가장 많았다. 중구가 2만5260으로 뒤를 이었고 도봉구 1만1957, 강남구 8475, 송파구 7914 순이었다. 같은 기간 그 외 법인이 은행권보다 많았던 지역은 종로·중구·도봉·광진·용산·동작·송파구 등 7곳이었다.
최근에는 강남·송파·성동구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세 지역의 그 외 법인 저당권자는 7월 1426에서 8월 2003, 9월 3307로 두 달 만에 131.9% 늘었다. 같은 기간 은행권 저당권자는 2330에서 2306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이에 따라 그 외 법인 비중은 7월 38.0%에서 9월 58.9%로 20.9%포인트(p) 뛰었다.
송파구는 같은 기간 그 외 법인 비중이 37.3%에서 64.1%로 올랐다. 성동구도 30.3%에서 61.9%, 강남구는 42.0%에서 52.4%로 상승했다. 7월에는 세 지역 모두 은행권 비중이 더 높았지만 9월에는 모두 그 외 법인이 은행권을 앞질렀다.
이 같은 흐름은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났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4곳에서 9월 그 외 법인 비중이 7월보다 높아졌다. 이 가운데 12곳은 그 외 법인 저당권자 수도 늘었다. 강서구는 7월 378에서 9월 605로 60.1% 증가했고, 비중은 33.4%에서 41.6%로 높아졌다. 노원구도 같은 기간 399에서 629로 57.6% 늘면서 비중이 33.6%에서 45.6%로 상승했다.
관악구는 그 외 법인 저당권자가 234에서 327로 39.7% 증가했고, 비중은 35.9%에서 44.7%로 올랐다. 성북구는 7월 244, 8월 283, 9월 326으로 두 달 연속 늘었다. 비중도 31.7%, 35.0%, 41.3%로 높아졌다.

시장에서는 강화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6·27 대책을 통해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했다. 이어 10·15 대책에서는 시가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한도를 낮췄다. 집값이 비쌀수록 매수자가 자기 자금으로 메워야 할 금액이 커진 셈이다. 저축은행·보험사 등 제2금융권 역시 주담대 한도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가계대출 규제를 적용받는다.
은행과 제2금융권에서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대부업체까지 찾는 사례도 있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대출 한도가 강화되면서 소득과 상환 능력이 충분한 사람도 1금융권에서 필요한 돈을 빌리지 못해 2금융권이나 대부업체로 이동하는 사례가 상당히 많아졌다”며 “과거에는 신용도가 낮거나 이미 금융권 대출을 많이 받은 사람들이 주로 대부업체를 찾았다면 최근에는 우량 아파트를 담보로 갖고 있고 소득과 신용도 확실한 사람들까지 찾아온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능력도 안 되는데 대출을 많이 받아 감당하지 못할 이자를 내는 것은 문제이기 때문에 DSR 규제 자체를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현금 흐름은 충분한데 당장 목돈이 없는 사람도 있다. 이자를 낼 능력은 되고 집은 사고 싶은데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으니 대부업체까지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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