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있는 미군 기지도 폭격 가능” 이란이 9년 만에 미사일 사거리 봉인 푼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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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군 대변인 모하마드 아크라미니아가 지난 4일 미국과의 갈등 때문에 미사일 사거리를 늘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밀리터리 워치 매거진은 이튿날 이 발언을 전하며 이란이 유럽 전역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란은 2017년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2000㎞로 제한하겠다고 밝힌 뒤 9년간 그 선을 스스로 지켜왔습니다. 왜 지금 그 봉인을 풀겠다는 걸까요.
1000㎞ 밖으로 물러난 미군

대변인이 든 이유는 미군의 배치 거리입니다. 미군이 이란 해안에서 최대 1000㎞ 떨어진 더 먼 곳에 병력을 배치했다며 이번 전쟁 상황에서 사거리 증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장소는 밝히지 않았지만 미 항공모함이 전개된 아라비아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란 매체 이란인터내셔널도 이란군이 최근 전쟁 경험을 바탕으로 사거리 확대 작업을 이미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새 미사일을 만드는 것인지 기존 미사일을 개량하는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2000㎞ 선이 유럽을 지켜준 이유

2000㎞라는 숫자는 중동 내 미군 기지와 이스라엘이 전부 그 안에 들어오기 때문에 정해진 것이었습니다. 동시에 유럽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외교적 고려이기도 했습니다.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에 따르면 혁명수비대 측은 이 제한이 유럽 국가들에 대한 존중 때문이며 유럽이 행동을 바꾸면 없앨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밀리터리 워치는 사거리를 늘리면 유럽 전역의 미군 시설은 물론 약 5000㎞ 떨어진 디에고가르시아 기지까지 사정권에 들어온다고 내다봤습니다. 혁명수비대가 8월 말 전쟁이 격화하면 유럽 내 미군 시설 공격을 고려한다고 밝힌 것과 이어지는 흐름입니다.
환산하면 테헤란에서 베를린까지는 약 3400㎞라, 이란 호람샤르 미사일의 서방 추정 최대 사거리 4000㎞면 독일 수도가 이미 그 안에 들어옵니다.
선언과 능력은 다르다

반론은 분명합니다. 호람샤르의 4000㎞는 경량 탄두를 달았을 때의 서방 추정치이고, 사거리를 늘리겠다는 선언이 실제 배치로 이어지려면 시험 발사와 생산이 필요합니다. 전쟁 중에 그 과정을 거칠 여력이 있는지는 별개 문제입니다.

8월 이란 최고지도자 대변인이 꺼낸 사거리 1만 5000㎞ ICBM 개발 논의도 아직 말 단계입니다. 우크라이나 군사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이를 다른 ‘불량 국가’의 개발 기술을 답습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봤습니다.
커뮤니티에서는 유럽 방공망이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비어 있는 틈을 이란이 노린다는 불안과, 전쟁 중에 입으로만 사거리를 늘리는 것이라는 냉소가 엇갈립니다.
사거리 숫자가 아니라 표적 지도가 바뀌었다

군사·외교 구도로 보면 이번 발언의 핵심은 몇 ㎞가 늘어나느냐가 아니라 이란이 유럽을 중립 지대에서 표적 지도 안으로 옮겼다는 선언입니다. 9년 동안 유럽을 비워둔 것이 외교 카드였다면, 그 카드를 접은 순간 유럽은 미국 편에 서는 대가를 처음으로 계산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봅니다.
이란의 다음 미사일 시험 발사 사거리는 몇 ㎞쯤 될 거라고 예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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