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1년, 튀르키예는 새 자주포에 독일 PzH2000의 핵심 부품을 쓰려다 독일 정부의 수출 허가 거부에 막혔습니다. 그때 손을 내민 곳이 한국의 삼성테크윈, 지금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였습니다.
그렇게 태어난 자주포가 튀르키예군의 주력 T-155 ‘피르티나’입니다. 25년 뒤 튀르키예 방산매체가 이 자주포의 뿌리를 두고 “한국이 기술을 공짜로 넘겼다”고 썼습니다. 어떤 거래였을까요.
독일이 막은 자리에 들어간 한국

튀르키예 방산매체 엔반테르 메디아는 지난 5월 K9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출된 현대 자주포로 규정하며 피르티나의 탄생 과정을 정리했습니다. 2001년 7월 계약으로 한국은 155mm 52구경장 포와 자동장전장치 같은 핵심 체계를 넘겼고, 국방과학연구소의 기술이 이전됐습니다.
조건이 있었습니다. 튀르키예는 2011년까지 350대를 만들되 280대는 자국군용, 70대는 수출용으로 생산하기로 했고, 그 대가로 기술 이전 비용을 따로 내지 않았다는 것이 이 매체와 공개 자료의 설명입니다.
281대가 전장에서 쏜 한국 포

피르티나는 2005년부터 2010년 사이 약 281대가 튀르키예군에 들어갔습니다. 포탑은 튀르키예가 자체 설계했지만 포신과 차체 대부분은 K9 그대로입니다.
이 자주포는 2007년 이라크 북부 작전부터 시리아 국경 충돌, 2016년 자라불루스, 2018년 아프린 작전까지 실전을 치렀습니다. K9 계열 자주포가 실제 전투에서 가장 많이 쏜 기록은 한국군이 아니라 튀르키예군이 갖고 있는 셈입니다.

튀르키예는 그 뒤 엔진과 사격통제장치를 바꾼 피르티나 2를 140대 추가 생산하고 있고, 아제르바이잔에 36대를 수출하기로 했습니다. 25년 전 공짜로 받은 기술이 이제 수출 상품이 된 겁니다.
공짜라는 말의 반대편

반론은 ‘공짜’라는 단어에 있습니다. 한국이 받은 것은 돈이 아니라 첫 해외 고객이었고, 그 실적이 뒤에 폴란드·인도·노르웨이 수출의 발판이 됐으니 공짜라기보다 투자였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튀르키예도 포탑과 사격통제를 자체 개발했고 지금은 피르티나 2로 K9과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처지라, 기술을 넘겨준 제자가 경쟁자가 된 사례이기도 합니다. 무상 이전의 정확한 범위는 계약서가 공개되지 않아 매체 설명에 의존해야 합니다.

커뮤니티에서는 튀르키예 대포도 결국 한국 것이었다는 자부심이 큽니다. 반면 기술 넘겨주고 경쟁자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첫 고객을 만든 25년 전의 계산

기술 협력 역사로 보면 2001년의 거래는 손해가 아니라 K9 수출 신화의 첫 장입니다. 독일이 거부한 자리에 들어가 첫 해외 운용 실적을 만들었고, 그 실적 위에서 K9은 10개국이 쓰는 자주포가 됐으며, 튀르키예가 경쟁자가 된 것은 그 성공의 대가로 치를 만한 비용이기 때문입니다.
튀르키예 피르티나와 한국 K9이 같은 입찰에서 맞붙는 날, 어느 쪽이 이길 거라고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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