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K9을 왜 뜯어고치는데?” 스페인 전직 장교가 자국 정부에 분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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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남부 알메리아의 한 기지에는 21억 유로를 들인 국산 8×8 장갑차 ‘드라곤’들이 발이 묶여 있습니다. 스페인 안보매체에 실린 한 칼럼은 현장 지휘관의 말을 빌려, 그 원인으로 스페인 업체가 만든 변속기를 지목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업체의 변속기를 한국 K9 자주포에 끼우라는 요구가 나왔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서유럽 첫 K9의 탄생

스페인은 8월 말 자국 방산업체 인드라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계약으로 서유럽 최초의 K9 도입국이 됐습니다. 스페인판 K9은 차체 대부분을 인드라의 히혼 공장에서 만들고, 최대 월 6대 생산 속도로 2033~2034년까지 인도를 마칩니다.
전직 장교가 꼬집은 ‘정치적 변속기’

계약 전인 7월, 스페인 안보매체 에스쿠도 디히탈에 퇴역 장교 출신 안보 전문가의 칼럼이 실렸습니다. K9에 들어가는 미국 앨리슨 변속기를 스페인 SAPA 변속기로 바꾸라는 요구가 기술이 아니라 정치에서 나왔다는 비판이었습니다.
필자는 국산화 할당 요구와 함께 SAPA 소유주가 인드라 지분 약 8%를 가진 관계를 배경으로 짚었습니다. 스페인 국방부 내부 보고서도 SAPA 변속기의 신뢰성 문제를 지적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측에서는 SAPA 기술이 파워포인트로는 그럴싸하다는 냉소까지 나왔다고 칼럼은 덧붙였습니다. 최종 계약에 SAPA 변속기가 들어갔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드라곤 사업비 21억 유로는 1유로를 1,600원으로 치면 약 3조 4천억 원입니다.
검증된 대포에 걸린 안전장치

칼럼에 따르면 한화 측은 스페인 요구에 엄격한 시험 조항으로 대응했습니다. 초기 시제품에서 SAPA 변속기가 고장 나면 그 책임은 스페인 컨소시엄이 지는 구조입니다.
한화가 이렇게 버틸 수 있는 건 K9 자체가 이미 검증된 무기이기 때문입니다. 폴란드·핀란드·노르웨이·호주·인도 등 여러 나라가 이미 실전 부대에 배치했고, 원래 설계로 성능을 증명해 왔습니다.
국내 온라인에서는 잘 달리는 대포에 굳이 문제 많은 부품을 끼우려는 스페인 정치권이 답답하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책임 조항부터 챙긴 한화의 대응이 영리했다는 평가도 이어졌습니다.
K9의 이름값을 지킨 계약서

기술 신뢰도로 보면 저는 이 논란이 오히려 K9의 위상을 보여준다고 봅니다. 스페인 안에서조차 멀쩡한 설계를 왜 건드리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는 건, K9이 이미 손댈 필요 없는 완성품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뜻입니다. 한화가 책임 조항부터 챙긴 것도 그 자신감의 표현입니다.
스페인판 K9에 자국 변속기를 넣어야 할까요, 원래 설계를 지켜야 할까요? 여러분의 판단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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