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평양에 새로 문을 연 국방혁명박물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 앞에 섰습니다. 그 미사일 앞에는 세계지도 한 장과, 여러 개의 핵탄두 구조를 그린 것으로 보이는 도면이 나란히 세워져 있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13일 이 전시물에 주목해 보도했습니다. 지도 위의 선은 미국 본토를 넘어 호주와 남미까지 뻗어 있었는데, 북한 미사일이 정말 지구 반대편까지 닿는다는 뜻일까요.
박물관에 걸린 지도 한 장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개관식은 노동당 창건 81주년을 맞아 열렸고, 김 위원장은 부인 리설주 여사, 딸 주애와 함께 전시된 무기를 둘러봤습니다.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이 세계 최강의 국방공업 건설을 당의 천직이라 부르며 박물관 규모도 키우겠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공개된 사진을 분석한 국내의 한 군사 전문가는 지도에 미국 본토뿐 아니라 중동, 호주, 남미까지 사정권으로 표시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화성-20형과 다탄두 도면

화성-20형은 북한이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서 처음 내보인 고체연료 ICBM입니다. 당시 축이 11개 달린 발사차량에 실려 나왔는데, 축마다 양쪽에 바퀴가 하나씩만 붙어도 22개의 바퀴가 미사일 하나를 떠받치는 셈입니다.
탄두부가 이전 화성-19형보다 넓어져 여러 탄두를 싣기 위한 설계라는 분석은 그때부터 나왔습니다. 한 미사일에서 갈라진 탄두들이 각기 다른 목표로 날아가면, 막는 쪽은 요격해야 할 표적이 그만큼 늘어납니다.
그려 놓은 사정권, 검증 안 된 비행

다만 지도는 북한이 보여주고 싶은 사정권이지 확인된 성능이 아닙니다. 여러 탄두를 정확히 분리해 따로 유도하고, 대기권 재진입 때 탄두를 지켜내는 기술은 비행시험으로 입증돼야 하는데 화성-20형이 이를 해냈다는 근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공개 시점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로이터는 이번 전시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회동 가능성을 언급한 직후에 나왔다고 짚었고, 전문가들은 핵전력을 과시해 북미 대화에서 몸값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커뮤니티에서는 북한 기술이 생각보다 빠르게 올라온다며 놀라는 반응이 있는 반면, 박물관 전시판만 보고 남미까지 간다고 믿을 수는 없다는 냉소도 적지 않습니다.
실력보다 앞서 나간 진열장

안보 실무 관점에서 보면 이번 세계지도는 기술 공개라기보다 협상용 진열장에 가깝다고 봅니다. 화성-20형이 여러 탄두를 실은 채 실제로 날아가 보이기 전까지 지도 위의 남미는 북한이 원하는 목표일 뿐이지만, 다탄두 도면을 상설 전시할 만큼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신호만큼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이 세계지도를 북한의 실제 능력으로 보시나요, 아니면 협상용 엄포로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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