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군의 제식 소총 AK-12를 만드는 회사 칼라시니코프의 전직 구매 담당 이사가 중국산 부품을 러시아산으로 둔갑시켜 납품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가 12일 이젭스크 법원에서 재판이 시작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전쟁이 한창이던 2023년, 러시아를 상징하는 소총에 어떻게 중국산이 들어갔을까요.
너트로 둔갑한 소총 부품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칼라시니코프는 2023년 AK-12를 개량하면서 부품 두 종류의 반제품을 외부 업체에서 사들이기로 했습니다.수사 결과 계약을 따낸 러시아 업체는 주문량을 만들 공장 자체가 없었습니다.
첫 시험 납품분은 검사를 통과했지만 이후 물량은 러시아 설계도를 들고 중국에서 만든 부품이었습니다. 세관에는 ‘너트’로 신고해 들여왔고, 계약서에는 러시아 국내 생산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피해액 6억 원, 혐의는 세 갈래

수사당국은 중국산 부품이 품질 기준에 미달해 대금을 줄 수 없는 물건이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칼라시니코프의 피해액은 3,780만 루블, 우리 돈 약 6억 원으로 추산됐습니다.
전직 이사는 국방 조달 계약 수행 중 권한 남용 혐의로 지난 2월 체포됐고, 납품업체 관계자들은 대규모 사기와 무기 부품 밀수 혐의로 모스크바 근교 법원에서 따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6억 원이면 러시아군 입장에서 큰돈은 아닙니다. 문제는 그 돈이 전쟁 중 병사 손에 쥐어질 소총에서 새 나갔다는 점입니다.
국방차관 13년형 다음에 나온 사건

러시아 방산비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7월 티무르 이바노프 전 국방차관이 횡령과 자금세탁 혐의로 징역 13년을 선고받았고, 그 뒤로도 국방부 고위 인사 여러 명이 잇따라 기소됐습니다. 군 수뇌부에서 소총 공장까지 비리의 층이 내려온 셈입니다.
계약상 허용됐다는 반론

코메르산트는 외부 업체를 통한 부품 조달 자체는 계약에서 허용된 일이었다고 짚었습니다. 문제는 외국산 사용이 아니라 약속과 다른 조달 경로와 미달한 품질이었습니다.
칼라시니코프는 올해 7월 개량형 AK-12가 발주처 시험을 통과했고 2026년 납품을 일정대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커뮤니티에서는 러시아마저 중국산에 당했다는 통쾌함과, 제재 속에서 중국산 없이는 러시아 군수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냉정한 분석이 함께 나옵니다.
제재가 만든 비리의 통로

전쟁 비용의 관점에서 보면 이 사건은 한 임원의 일탈이 아니라 구조의 결과입니다. 서방 제재로 부품 공급선이 막힌 러시아 방산은 중국산을 쓰지 않을 수 없고, 그 중국산에 국산 딱지를 붙이는 순간 비리가 됩니다. 제재가 러시아 무기를 멈추지는 못했지만 러시아 무기의 품질을 믿을 수 없게 만든 것은 분명합니다.
러시아군 소총의 중국산 부품, 전쟁의 승패에 영향을 줄 수준이라고 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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