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9년 닉슨 미국 대통령은 자유를 지키는 일은 모두의 책임이지 미국만의 책임이 아니라며 주한미군 2만 명을 뺐습니다. 박정희 정부가 자주국방을 외치며 방산에 돈을 쏟아부은 출발점이었습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올해 6월 20일 이 장면으로 긴 기사를 열었습니다. 제목은 ‘트럼프는 동맹 무장에 지쳤다, 한국이 나선다’였습니다. 57년 전 이야기를 왜 지금 꺼냈을까요.
폴리티코가 꼽은 다섯 가지

기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전통적인 무기 공급자 역할에서 물러나는 사이 한국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고 봤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전쟁, 미국 방산 공급망의 병목이 수요를 키웠다는 분석입니다.

강점은 다섯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북한과 대치하느라 늘 돌아가는 공장, 대량 생산이 만드는 가격,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에 열린 태도, 이집트 해안 방어용으로 K9을 고쳐 준 식의 맞춤 제작, 그리고 정치적 부담이 없다는 점입니다.
미국 무기는 납기가 늦고, 중국·러시아 무기는 적성국 문제가 있고, 이스라엘 무기는 가자 전쟁으로 상처를 입었는데 한국 무기는 사는 데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설명입니다.
4배로 불어난 숫자

폴리티코는 한화·현대로템·LIG넥스원·KAI 네 회사의 올해 매출이 3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2021년의 거의 4배입니다.
한국은 유럽 나토 회원국에 무기를 두 번째로 많이 파는 나라가 됐고, 폴란드와의 K2·K9·FA-50 계약은 137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미국 싱크탱크는 미국이 10년 전보다 믿기 어려운 나라가 됐고 실망한 동맹이 한국으로 눈을 돌린다고 평가했습니다.
370억 달러면 우리 돈 약 51조 원입니다. 2021년의 4배라는 집계대로면 5년 사이 매출이 38조 원 넘게 불어난 셈입니다.
칭찬 끝에 붙은 견제

폴리티코는 큰 군함과 항공기에서는 벽이 높다고 단서를 달았습니다. 일본이 수출 금지를 풀고 호주 호위함 사업을 따낸 점도 경쟁 변수로 꼽았습니다.
그 벽은 기사 뒤에 바로 흔들렸습니다. 국산 전투기 KF-21 양산 1호기가 9월 22일 공군에 인도됐고, 미 해군은 호위함 사업을 취소한 뒤 한국 충남급 설계를 일본·튀르키예 설계와 함께 공식 평가 대상에 올렸습니다. 항공기와 군함 모두에서 문이 열린 겁니다.
국내 커뮤니티에서는 미국이 스스로 만든 빈자리를 한국이 채운다는 구도에 통쾌해하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닉슨이 심고 트럼프가 거둔 농사

동맹 구도로 보면 저는 K방산이 미국의 변덕에서 두 번 이득을 봤다고 봅니다. 닉슨이 군대를 빼서 한국이 무기를 만들게 했고, 트럼프가 동맹을 밀어내서 그 무기를 사 줄 손님을 만들어 줬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다시 동맹 무장에 적극적으로 돌아서면 K방산의 자리는 줄어들까요, 이미 굳어졌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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