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주인 가족과 40년 넘는 세월을 함께한 26평 구축 아파트다. 부부와 아이 둘, 네 식구가 사는 방 3개짜리 집인데, 오래된 배관과 설비가 낡을 대로 낡아 생활하기가 점점 불편해졌다.
그래서 기초 공사부터 다시 했다. 배관과 설비를 모두 새로 손본 뒤 그 위에 간결하고 차분한 현대식 마감과 수납 기능을 차곡차곡 쌓아 올려, 오래된 집의 정은 살리면서 지금의 생활에 꼭 맞는 집으로 바꿨다.
현관

현관은 천장과 벽을 나무로 감쌌다. 밝고 따뜻한 나무 톤에 결이 또렷하게 살아 있어 문을 열면 집이 먼저 반겨 주는 느낌이 든다.

네 식구라 짐이 많은 만큼 수납을 넉넉하게 챙겼다. 복도 끝에는 천장까지 닿는 수납장을 세우고, 창 아래 자리에는 문이 아래로 열리는 낮은 수납장을 짜 넣었으며, 그 안에 신발 신을 때 앉는 벤치를 숨겨 두었다. 창을 가리지 않으면서 수납을 늘린 셈이다.

비가 잦은 동네라 우산은 늘 고민거리였다. 젖은 우산이 바닥을 더럽히지 않도록 키 큰 수납장의 폭을 살짝 줄이고, 창가에 우산을 걸어 두는 자리를 따로 만들었다.
거실

거실에 들어서면 곡선으로 휘어진 TV 벽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무늬가 그려진 대리석으로 마감한 벽인데, 소파 뒷벽의 레코드판 홈 같은 결과 천장의 곡선이 함께 어우러져 공간 전체가 부드럽게 흐른다.

TV 벽은 덩치가 큰 만큼 시선을 자연스럽게 붙잡는다. 대리석의 섬세한 결이 집에 우아함을 더해, TV를 보는 자리이면서 거실의 대표 장면이 됐다.

맞은편 벽은 천장까지 닿는 흰 수납장으로 채웠다. 손잡이 없이 매끈하게 마감해 벽처럼 보이니, 네 식구 살림이 넉넉하게 들어가면서도 거실이 어수선해 보이지 않는다.
다이닝룸

거실 안쪽으로는 다이닝룸이 이어진다. 이곳부터는 색을 한층 짙게 써서 분위기를 차분하게 가라앉혔다.
옆 벽에는 검은 철제로 뒷판을 대 열린 선반을 짜 넣었다. 평범한 수납장이 집주인이 아끼는 물건들을 돋보이게 하는 배경이 되고, 식사하는 동안에도 그 물건들과 함께할 수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