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걷는 속도가 줄고 보폭이 좁아지면 흔히 나이나 다리 전체의 힘부터 떠올린다. 발을 끌듯 걷는 상태도 허벅지나 엉덩이 근육이 약해진 결과로만 여길 때가 많다. 그러나 걸음은 몸의 위쪽에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면과 처음 만나는 발과 발목이 제 역할을 못하면 충격을 거르거나 몸을 앞으로 보내는 과정부터 흔들린다. 발목을 단순한 말단 부위로 보는 통념이 느린 걸음의 원인을 놓치게 만드는 이유다.
충격은 발목에서 먼저 걸러진다
여러 방송과 영상 채널에 출연한 교수 홍정기는 “반발력이 있을 때 우리 몸에서 최고 먼저 힘을 흡수해 줘야 되는 관절은 발과 발목입니다”라고 말했다. 발이 지면에 닿으면 그 반발력을 발과 발목이 가장 먼저 받아들이며, 발목 근육은 이 힘을 흡수하고 분산한다.

이 부위가 약하면 걸을 때마다 충격을 걸러내지 못해 무릎으로 전달되고 허리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발목 강화가 필요한 까닭은 발만 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위쪽 관절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흔들린 뒤 되돌아오는 힘
홍정기는 발목에 대해 “충격을 흡수하는 기능도 있지만 균형을 잘 잡아줍니다”라고 설명했다. 두 발로 걷다가 중심을 잃는 순간에는 발목 근육이 빠르고 민첩하게 작동해야 균형을 되찾을 수 있다.
발목의 역할은 몸을 고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흔들림에 즉시 대응하는 데 있다. 그는 “발이 무너지게 되면 고관절도 무너질 수 있다”고도 말했다. 발의 힘이 견고해야 고관절도 안정된다는 뜻이다. 걷다가 자주 휘청이거나 불안정하다면 위쪽보다 지면을 딛는 기반부터 살펴야 한다.
속도를 만드는 것은 땅을 누르는 힘이다
홍정기는 “보행 시에 추진력을 낼 수 있는 것은 엉덩이 관절보다는 발관절입니다”라고 짚었다. 이어 “발목이 그리고 발이 강하게 추진해야 우리가 보폭도 크고 속도도 나는 것이거든요”라고 말했다.
발과 발목이 땅을 강하게 누를수록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생기고 보폭과 속도도 커진다. 반대로 발목이 약하면 발을 질질 끌게 되고 걸음이 짧고 느려질 수 있다. 빠르게 걷겠다고 다리만 서두르기보다 땅을 눌러 밀어내는 힘을 만드는 일이 먼저다.
발목은 직접 움직여 강화할 수 있다. 홍정기는 의자를 잡은 상태에서 발목을 양방향으로 돌리고 위아래로 움직인 뒤, 뒤꿈치를 든 채 미니 스쿼트를 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의자는 균형을 지지하고 발목의 회전과 굽힘, 뒤꿈치를 든 동작은 지면을 누르는 힘을 쓰게 한다. 무리하게 속도를 높이는 훈련이 아니라 발목이 움직이고 버티는 범위를 확인하는 접근이다.
걸음의 기준은 다리를 얼마나 빨리 내미는지가 아니라 발이 지면의 힘을 받아내고 다시 밀어낼 수 있는지에 있다. 홍정기가 말한 충격 흡수와 균형, 추진력은 모두 발목이 땅과 만나는 짧은 순간에 이어진다. “그게 어디서 오는 거냐? 발목이 땅을 누르면서 만들어내는 추진력이다라는 겁니다”라는 그의 말은 걷는 속도를 되찾기 위해 어디부터 살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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