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에서 핵무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개석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9일 이란 강경파 정치인과 의원, 전문가들이 핵무기 개발과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들이 모범 사례로 꼽는 나라가 북한입니다. 핵이 있어서 외국의 군사 개입을 피했다는 논리인데, 왜 지금 이 말이 나오는 걸까요.
최고지도자가 죽은 뒤 사라진 금기

이란은 2003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핵무기 개발과 사용을 금지하는 종교적 판단을 내렸고, 정부는 이를 평화적 핵 프로그램의 근거로 삼아 왔습니다. 그 하메네이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습니다.
뒤를 이은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아버지의 금지 원칙을 유지할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7월 미 정보당국이 모즈타바가 부친보다 핵무장에 적극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강경파와 가까운 한 정치활동가는 이달 핵무기가 빵보다 중요한 필수 요소라고 주장했고,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회 하산 가시가비 대변인은 새 최고지도자가 핵 문제에서 다른 종교적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했습니다.
60% 우라늄 440kg의 행방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해 6월 공습 전 이란이 60% 농축 우라늄 약 440kg을 가진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성인 남성 여섯 명 몸무게 남짓한 양인데, 추가로 농축하면 핵무기 약 10개분 핵물질이 된다는 계산입니다.
다만 이건 핵탄두를 가졌다는 뜻이 아니고, 공습 이후 사찰이 막혀 지금 어디에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되지 않습니다.
이란 정부는 아직 선을 넘지 않았다는 반론

이란 정부는 여전히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이라는 입장이고, 고위 당국자 두 명은 FT에 NPT 탈퇴가 지금 우선 과제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6월 미국과 맺은 종전 양해각서에도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개혁파에서는 농축 능력보다 체제를 지키는 게 먼저라며 핵무장론을 경계하고, 한 국제 분쟁 연구단체는 지도부가 폭탄을 만들기보다 남은 핵시설을 미국과의 협상 카드로 쓸 가능성을 봤습니다. 북한 핵이 실제로 외국의 공격을 막았다는 인과관계도 입증된 게 아닙니다.
국내 커뮤니티에서는 북한이 교과서가 됐다는 씁쓸함과, 이란이 핵을 가지면 중동 전체가 핵 도미노에 들어간다는 우려가 같이 나옵니다.
공습이 키운 핵무장 명분

외교 구도로 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은 이란 핵을 늦추는 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핵을 가져야 한다는 명분은 키웠습니다. 최고지도자를 잃고도 체제가 남은 이란에서 다음 지도부가 꺼낼 카드가 협상인지 폭탄인지는, 결국 미국이 북한에 보여준 선례가 결정합니다.
핵을 가진 북한은 협상 상대가 됐고 핵이 없던 이란은 폭격을 맞았다는 이 논리, 틀렸다고 반박할 수 있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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