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8년 1월 동해에서 미 해군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가 북한에 나포됐고, 살아남은 승조원 82명은 11개월 동안 억류됐다가 풀려났습니다. 올해 5월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은 이들과 가족 등 119명에게 북한이 4억 달러, 우리 돈 약 5,300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이 돈을 정말 낼까요.
판결문이 북한에 닿기까지

미국의소리 방송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10월 14일 법원에 보낸 서한에서, 판결 문건을 8월 8일 뉴욕의 북한 유엔대표부에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재판에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더라도 판결을 공식 통보하는 절차는 마친 셈입니다.
이로써 원고들은 세계 곳곳에 흩어진 북한 자산을 찾아 압류에 나설 발판을 얻었습니다.
앞선 판결과 웜비어의 선례

푸에블로호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08년에도 승조원 일부가 배상 판결을 받았고, 2021년에는 171명이 약 23억 달러의 배상 판결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돈을 받아낸 사례도 있습니다. 북한에 억류됐다 2017년 혼수상태로 송환된 뒤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유족은 약 5억 달러 배상 판결을 받은 뒤 북한 선박 매각 대금 일부를 받았습니다. 올해 6월에는 JP모건에 묶인 북한 자금 약 1,713만 달러를 받으라는 법원 명령도 얻어냈습니다.
판결과 회수는 다른 문제

그러나 판결이 곧 돈은 아닙니다. 북한은 미국 법원에 나오지 않고, 미국 안에서 압류할 수 있는 북한 자산도 많지 않습니다. 제재로 묶인 돈이 모두 북한 정부 소유는 아니어서 원고가 일일이 소유를 입증해야 합니다.
웜비어 유족이 JP모건 명령으로 받게 된 돈은 배상액 5억 달러의 약 3.4%입니다. 100만 원을 받아야 하는데 3만 4천 원을 받은 꼴입니다.
온라인에서는 58년 만에라도 책임을 묻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는 반응과, 받지도 못할 돈에 판결만 쌓인다는 냉소가 함께 나왔습니다.
돈보다 무거운 기록

법 집행 실무로 보면 저는 북한이 이 돈을 스스로 낼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봅니다. 다만 판결이 공식 전달된 이상, 세계 어디서든 북한 자금이 드러나면 압류를 시도할 근거가 하나 더 생겼다는 점은 가볍지 않습니다. 웜비어 유족이 수년에 걸쳐 조금씩 받아냈듯, 이번 판결도 시간을 두고 북한의 돈줄을 죄는 기록으로 남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런 배상 판결이 북한을 압박하는 실질적인 수단이 된다고 보세요, 아니면 상징에 그친다고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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