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형 보병전투장갑차 대신 방공망과 무인체계에 투자하기로 했다. 예산이 아닌 전장 변화에 따른 군사적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에스토니아가 올해 약 5억유로 규모의 신형 보병전투장갑차(IFV) 도입 계획을 취소했다. 기존 장갑차를 개량하는 대신 방공망과 무인체계 등에 투자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확인된 드론 위협이 무기 도입의 우선순위까지 바꾼 것이다. 이 결정은 유럽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온 K방산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가장 시급한 전력은 드론”
레네 에하살루 에스토니아 방위산업협회 클러스터 매니저는 “기존 획득 프로그램 종료는 예산이나 정치적 이유가 아닌 현대 전장의 변화에 따른 군사적 결정”이라며 “현재 가장 시급한 전력은 드론”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에스토니아가 기존 장갑차 전력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신규 도입을 중단하면서도 보유 장비의 현대화에는 예산을 배정했다. 재래식 무기의 역할을 유지하되 새로운 위협에 맞춰 투자의 우선순위를 조정한 셈이다.

“1500억원짜리 현지 투자가 같이 사라졌다”
에스토니아의 사업 취소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신형 장갑차 공급과 연계해 제안했던 약 1억유로, 우리 돈 약 1500억원 규모의 현지 투자 계획도 무산됐다. 완성품 수출에 현지 투자를 얹는 방식이 사업 자체의 취소 앞에서는 작동하지 않았다. 한국은 K2 전차와 K9 자주포 등 대형 무기체계를 중심으로 수출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완성품에서 패키지로 넘어가야 한다”
전문가들은 K방산도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려면 완성품 중심의 수출에서 맞춤형 패키지 등으로 전략을 확장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에스토니아 밀렘 로보틱스가 유럽·미국 등 각국 기업과 협력해 무인지상차량에 원격무장장치를 탑재한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이를 국내에 적용하려면 전통 방산 대기업과 스타트업·중소기업 사이의 기술 협력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갑차 한 대의 성능보다 전장의 문법이 먼저 바뀌었다. 무인체계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종합적인 전력 제공 능력이 다음 경쟁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 유럽 시장에 던져진 질문은 한국 방산에도 그대로 돌아온다. (사진 출처=쿠키뉴스, 다음 이미지검색)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