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이 난 첫날, 휴대폰에 “대통령과 지도부가 이미 도망쳤다”는 메시지가 쏟아진다면 여러분은 바로 거짓이라고 확신하실 수 있으신가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최근 이런 상황을 가정한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전쟁 중 군사공격과 함께 허위정보를 무기로 쓸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거짓말을 믿게 만들지 못해도 의심만 퍼뜨리면 목적을 이룬다는 겁니다.
보고서가 꼽은 다섯 가지 소문

KIDA의 한 선임연구원은 ‘착시진실 효과와 인지전’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전시에 예상되는 허위정보를 다섯 가지로 꼽았습니다.
지도부 도주설, 군 지휘체계 붕괴설, 수도권 대량 피해설, 한미동맹 불개입설, 금융·통신망 마비설입니다.
보고서는 개전 직후를 특히 위험한 시간으로 봤습니다. 정부와 군은 작전 보안과 사실 확인 때문에 바로 발표하지 못하는데, 그 공백을 가짜 소문이 먼저 채울 수 있다는 겁니다.
열 번 들으면 믿게 되는 이유

핵심은 ‘착시진실 효과’입니다. 같은 거짓말을 반복해 들으면 익숙해지고, 익숙하다는 이유만으로 사실처럼 느끼는 현상입니다. 보고서가 인용한 2026년 메타분석은 182개 연구를 검토해 반복 노출이 진실 판단을 높인다는 결과를 확인했습니다.
하루 한 편씩 읽어도 반년이 걸리는 연구가 같은 결론을 낸 셈입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전부터 ‘탈나치화’와 생물무기 연구소 의혹을 되풀이했습니다. 유엔이 그런 프로그램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힌 뒤에도 같은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미리 알리면 막을 수 있다는 반론

반대로 우크라이나는 막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가짜 항복 영상이 나올 수 있다고 미리 경고했고, 실제 딥페이크가 퍼지자 직접 반박했습니다. 키이우에 남아 있는 모습을 공개해 도주설도 잠재웠습니다.
다만 보고서의 대응책은 연구원의 제언이고, 군이 공식 계획으로 채택한 것은 아닙니다. 커뮤니티에서는 평시에도 가짜뉴스가 넘치는데 전시엔 더할 것이라는 걱정이 많았고, 반대로 대응을 이유로 정부가 정보를 지나치게 통제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해명보다 먼저 와야 할 예고

안보 실무로 보면 이 보고서의 핵심은 ‘먼저 말하는 쪽이 이긴다’는 점입니다. 보고서는 예상되는 거짓말을 미리 알리는 ‘프리벙킹’과, 같은 거짓말이 반복 확산하는 경로를 잡는 경보체계를 제안했습니다. 소문이 퍼진 뒤의 해명은 이미 늦습니다.
다섯 가지 소문 가운데 여러분이 가장 흔들릴 것 같은 건 어느 쪽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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