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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가 우리 집에만 오면 밥을 안 먹길래..” 아들에게 물었다가 말문이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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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가 시댁에 와서 밥을 잘 먹으면 시어머니는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입니다. 반대로 며느리가 숟가락을 잘 들지 않으면 음식이 입에 안 맞나, 내가 뭘 잘못했나 마음이 쓰입니다.그런데 그 이유가 전혀 생각지 못한 곳에 있었다면 어떨까요? 오늘은 시댁에만 오면 밥을 먹지 않는 며느리 때문에 고민하던 한 어머니가 아들에게서 듣게 된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손맛 좋은 시어머니

대전에 사는 성금순 씨는 올해 예순여덟입니다. 그녀는 30년 동안 대전역 근처에서 작은 백반집을 운영했습니다. 금순 씨의 된장찌개와 고등어조림은 단골손님들 사이에서 소문난 맛이었습니다.금순 씨에게는 딸 지영 씨와 아들 지훈 씨가 있었습니다. 딸은 같은 대전에 살며 일주일에도 몇 번씩 친정에 드나들었습니다. 아들은 서울에서 회사를 다니다 7년 전 오세린 씨와 결혼했습니다.며느리 세린 씨는 조용하고 예의 바른 사람이었습니다. 명절이나 생신이면 아들과 함께 대전에 내려와 시어머니를 도왔습니다. 금순 씨는 그런 며느리가 고마웠고, 며느리가 올 때마다 솜씨를 발휘해 상을 차렸습니다.그런데 언제부턴가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며느리가 시댁에 오면 밥을 거의 먹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밥 몇 숟가락만 뜨고 수저를 내려놓았고, 반찬에는 거의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얘야, 입맛이 없니? 음식이 짜니?” 금순 씨가 물으면 며느리는 “아니에요, 어머님. 오는 길에 좀 먹고 와서요”라며 웃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이 명절마다, 생신마다 반복되었습니다.

점점 커지는 서운함

처음에는 며느리가 다이어트를 하나 보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3년이 넘도록 같은 일이 반복되자 금순 씨의 마음에도 서운함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30년 백반집을 한 손맛이 며느리 입에는 안 맞는 것 같아 자존심도 상했습니다.딸 지영 씨는 그럴 때마다 엄마 편을 들었습니다. “엄마, 서울 사람이라 우리 음식이 촌스러운가 봐. 신경 쓰지 마. 엄마 음식 맛있다고 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어.” 금순 씨는 딸의 말에 위로를 받으면서도 마음 한편이 씁쓸했습니다.지난 추석에는 금순 씨가 일부러 며느리가 좋아한다는 잡채를 따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날도 며느리는 잡채에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상을 치우며 금순 씨는 처음으로 며느리에게 서운한 마음을 내비쳤습니다. “얘야, 내 음식이 그렇게 싫으니?”며느리는 깜짝 놀라 고개를 저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눈시울이 붉어진 채 서둘러 설거지를 하러 부엌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모습을 본 딸이 엄마 귀에 속삭였습니다. “거봐, 엄마. 대답도 못 하잖아.”그날 밤 아들 부부가 서울로 올라간 뒤, 금순 씨는 남은 잡채를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며느리와 사이가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아들에게 건넨 질문

며칠 뒤 금순 씨는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더 이상 혼자 속앓이를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지훈아, 엄마가 하나만 물어보자. 세린이가 왜 우리 집에만 오면 밥을 안 먹니? 엄마가 뭘 서운하게 했니?”전화기 너머로 한동안 침묵이 흘렀습니다. 아들은 한숨을 쉬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습니다. “엄마, 사실 말씀드리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세린이가 엄마한테는 절대 말하지 말라고 했거든요.”금순 씨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무슨 일인데 그러니? 엄마한테 다 말해 봐.” 아들은 한참을 망설이다 말을 이었습니다. “누나 때문이에요, 엄마.”금순 씨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습니다. 딸은 늘 엄마 곁을 지키며 며느리 흉도 함께 봐 주던 사람이었습니다. “지영이가 왜? 지영이가 세린이한테 뭘 어쨌는데?”아들은 떨리는 목소리로 그동안 아내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동안 금순 씨는 전화기를 든 손이 점점 떨려 왔습니다.

며느리가 숨겨 온 말

아들의 이야기는 이랬습니다. 결혼하고 첫 명절, 며느리가 상에 앉아 밥을 먹고 있을 때 딸 지영 씨가 다가와 귓속말을 했다고 합니다. “많이도 먹네. 엄마 힘들게 일하는데 얻어먹으러만 오는 거야?”며느리는 그 말에 큰 충격을 받았지만 시누이와 다투고 싶지 않아 참았습니다. 그런데 그 뒤로도 비슷한 일이 계속되었습니다. 며느리가 반찬을 집으면 “그거 엄마가 나 주려고 한 건데”, 밥을 더 뜨면 “살 좀 빼야 하는 거 아니야?” 하는 말이 이어졌습니다.모두 금순 씨가 부엌에 있거나 다른 방에 있을 때였습니다. 딸은 엄마 앞에서는 며느리에게 다정한 척했지만, 엄마가 자리를 비우면 매번 그런 말을 던졌습니다. 며느리는 결국 시댁에 오면 밥을 먹지 않게 되었습니다.”세린이가 시댁 가기 전날이면 잠을 못 자요. 그래도 엄마가 서운해하실까 봐 한 번도 안 빠지고 갔어요. 엄마 음식이 싫은 게 아니라, 누나 눈치가 보여서 못 먹은 거예요.” 아들의 목소리가 떨렸습니다.금순 씨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습니다. 추석날 잡채 앞에서 눈물을 참던 며느리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서 “거봐, 대답도 못 하잖아”라고 속삭이던 딸의 목소리도 떠올랐습니다.

딸과 마주 앉은 저녁

금순 씨는 그날 저녁 딸을 집으로 불렀습니다. 딸은 평소처럼 반찬을 얻으러 왔다며 밝게 웃으며 들어섰습니다. 금순 씨는 딸을 식탁에 앉히고 조용히 물었습니다. “지영아, 세린이한테 그런 말을 했니?”딸의 얼굴이 순간 굳었습니다. 처음에는 “엄마, 무슨 소리야? 그 애가 지어낸 거야”라며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금순 씨가 아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하나하나 꺼내자 딸은 더 이상 변명하지 못했습니다.한참 만에 딸이 울먹이며 입을 열었습니다. “엄마는 어릴 때부터 지훈이만 챙겼잖아. 대학도 지훈이만 서울로 보내 주고, 결혼할 때도 지훈이한테만 보태 줬잖아. 그런데 그 집 며느리까지 엄마 밥을 먹는 게 싫었어.”금순 씨는 딸의 말에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딸이 그동안 그런 서운함을 안고 살았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 서운함을 아무 잘못 없는 며느리에게 풀었다는 사실은 용서하기 어려웠습니다.”지영아, 엄마가 너한테 서운하게 한 게 있으면 엄마한테 말했어야지. 세린이는 아무 잘못이 없다. 너는 세린이한테 꼭 사과해라.” 딸은 고개를 숙인 채 한참을 울다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알았어, 엄마. 미안해.”

다시 차린 며느리의 밥상

다음 주말, 금순 씨는 아들 부부를 대전으로 불렀습니다. 그리고 딸도 함께 불렀습니다. 상에 둘러앉은 자리에서 딸은 며느리에게 고개를 숙였습니다. “세린아, 그동안 정말 미안했어. 내가 못난 마음에 너한테 상처를 줬어.”며느리는 눈물을 글썽이며 시누이의 손을 잡았습니다. 금순 씨는 며느리의 그릇에 고등어조림을 듬뿍 올려 주었습니다. “얘야, 그동안 우리 집에서 마음 편히 밥 한 끼 못 먹게 해서 미안하다. 오늘은 배부르게 먹어라.”며느리는 그날 처음으로 시댁에서 밥 한 공기를 다 비웠습니다. 그리고 수줍게 한 공기를 더 청했습니다. 금순 씨는 그 모습을 보며 눈가가 촉촉해졌습니다. 7년 만에 처음 보는 며느리의 편안한 얼굴이었습니다.그날 이후 금순 씨는 딸에게도 더 신경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딸과 단둘이 여행을 다녀오고, 딸의 이야기에 더 귀를 기울였습니다. 딸도 조금씩 마음을 열며 며느리와 함께 김장을 담글 만큼 가까워졌습니다.금순 씨는 요즘 이웃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며느리가 밥을 안 먹으면 음식 탓만 하지 말고 그 자리에 앉은 사람들을 한번 살펴봐요. 내 눈에 안 보이는 데서 우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어요.”

가족 사이의 갈등은 때로 부모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자랍니다. 며느리의 작은 변화 뒤에는 말하지 못한 사정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그리고 자식들 사이의 서운함을 엄마가 먼저 알아채고 풀어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오늘 이 이야기가 고부와 형제 사이의 관계를 고민하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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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보는 마음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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