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똑같이 은퇴하고 비슷한 연금을 받는데도 누구는 여유롭게 살고 누구는 매달 돈 걱정에 시달린다. 단순히 모아둔 재산이 많고 적어서 생기는 차이만은 아니다.
노후에는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 못지않게 어떤 생활을 유지하고 누구와 시간을 보내는지가 중요해진다. 특히 젊을 때는 별문제가 없었던 습관이 은퇴 후에는 예상보다 큰 부담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노후를 힘들게 만드는 대표적인 생활습관 세 가지를 살펴본다.

3위. 형편에 맞지 않는 비싼 취미
은퇴 후 시간이 많아지면 그동안 하지 못했던 취미생활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골프나 여행, 고가의 장비가 필요한 취미도 그중 하나다. 문제는 취미 자체가 아니라 자신의 경제적 형편을 고려하지 않고 지출을 늘리는 태도다.
주변 친구들이 해외여행을 간다고 무리하게 따라가거나 장비가 좋아야 대접받는다고 생각하면 취미가 즐거움보다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은퇴 후에는 한 번 줄어든 생활비를 다시 늘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노후의 취미는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활동이 아니라 자신의 형편 안에서 오래 즐길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2위. 돈과 시간을 빼앗는 가짜 친구
오래 알고 지냈다고 해서 모두 좋은 친구인 것은 아니다. 평소에는 연락도 없다가 돈을 빌리거나 부탁할 일이 생겼을 때만 찾아오는 사람도 있다. 만나기만 하면 다른 사람의 재산을 비교하거나 비싼 식당과 여행을 권하며 소비를 부추기는 친구도 있다.
젊을 때는 이런 관계를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었지만 노후에는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감정적인 피로도 크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오랜 친분 때문에 거절하지 못하고 보증을 서거나 투자 권유를 받아들이는 행동은 조심해야 한다. 노후에 필요한 친구는 돈을 얼마나 많이 쓰느냐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고 서로의 형편을 존중해주는 사람이다.

1위. 은퇴했는데도 현역 시절의 생활수준을 고집하는 습관
노후를 힘들게 만드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수입이 줄었는데도 지출을 줄이지 못하는 것이다. 직장에 다닐 때는 매달 월급이 들어왔기 때문에 외식이나 쇼핑, 각종 모임에 돈을 써도 다음 달 수입으로 감당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은퇴 후에는 연금과 저축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같은 방식으로 소비하면 자산이 빠르게 줄어들 수 있다. 특히 자녀에게 주는 용돈이나 명절 선물, 경조사비처럼 오랫동안 유지해온 지출을 줄이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 남들이 자신을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이라고 생각할까 봐 형편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숨기기도 한다.
노후의 경제적 안정은 과거에 얼마나 잘살았는지가 아니라 지금의 수입에 맞게 생활을 조정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예전에는 매주 외식을 했다면 횟수를 줄이고 부담스러운 모임은 정중하게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자녀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더라도 자신의 생활비와 의료비를 먼저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수준을 조정한다는 것은 가난하게 살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 자신이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에 돈을 쓸 여유를 만드는 것이다. 과거의 체면을 지키려다 현재의 생활을 무너뜨리는 선택만큼은 피해야 한다.

노후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단순히 돈이 부족한 상황만이 아니다. 자신의 형편을 넘어서는 취미와 소비를 유지하고 부담스러운 인간관계를 정리하지 못하면 모아둔 재산이 있어도 불안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은퇴 후에는 돈을 더 많이 쓰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생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사람이 여유롭게 살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생활수준을 따라가기보다 자신에게 필요한 지출과 불필요한 지출을 구분해야 한다. 노후의 품격은 얼마나 비싼 것을 누리느냐보다 가진 자원으로 얼마나 평온한 하루를 만들어가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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