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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로 변신한 포드 익스플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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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로운 크로스오버는 포드의 진정한 혁신을 보여준다

신형 익스플로러는 다른 그 어떤 모델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완전히 새로운 포드다. 폭스바겐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아주 놀랍고, 독일 쾰른에 있는 포드 공장의 피에스타 생산라인에서 만든다는 사실은 더더욱 놀랍다. 아, 게다가 이 차는 대다수 소비자를 겨냥한 주류 시장의 포드 패밀리카 개념을 재설정하는 주인공이기도 하다. 포드를 대표해 온 이 모델은 이제 4만 파운드(약 7067만 원)에서 시작하는 전기차로 변신했다.

익스플로러는 단순히 새로운 포드가 아니라 – 물론 충분히 중요한 사건 그 자체이지만 – 유럽 시장에서 전통의 포드 브랜드를 위한 완전히 새로운 접근법을 보여주는 가장 대담한 결과물이다. 그 전략은 피에스타나 포커스와 같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은 모델을 푸마나 지금의 익스플로러 같은 고수익 크로스오버 모델로 대체하는 것이었고, 그 과정에서 익스플로러와 같은 소위 ‘레거시’ 모델의 이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게다가 그저 이익만 적당히 챙기려는 주변 업체의 일도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한 영국 최고이자 최대의 완성차 제조사인 포드가 바로 그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포드도 예전 같진 않다. 피에스타 단종 이후 포드는 영국 최고도, 최대도 아니다. 그저 영국 신차 판매 시장에서 상위 5위권에 머무는 업체일 뿐이다. 신형 익스플로러의 개발은 쉽지 않았다. 개발기간은 1년 이상 지연되었고 더 나은 배터리 기술을 탑재하기 위해 나중에 다시 설계하기도 했다. 험난한 개발기간 내내 유럽 포드를 이끌며 피에스타의 은퇴 당시를 포함해 ‘새로운 포드’의 대변인 역할을 기꺼이 해온 마틴 샌더(Martin Sander)는 신형 익스플로러의 첫 시운전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회사를 떠났다. 할 얘기는 너무나 많지만, 지금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든 간에 지금 정말 중요한 건 딱 한 가지다. 바로 이 차가 운전하기에 정말 좋으냐는 것이다.

슬로베니아의 수도인 류블랴나(Ljubljana) 주변의, 예쁘면서도 흠뻑 젖은 도로에서 그 모든 걸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신형 익스플로러의 다양한 버전은 이 차의 공식 출시 시점에 맞춰, 혹은 출시 직후에 선보일 예정이다. 가장 경쟁력 있는 입문 모델은 52kWh 배터리와 최고출력 168마력의 전기 모터를 뒤 차축에 탑재하고 약 385km를 주행하는 ‘셀렉트’(Select) 트림으로, 가격은 4만 파운드(약 7067만 원) 미만이다. 이 모델은 올 연말에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하고 있는 모델은 싱글 모터를 탑재한 주행거리 확장(Extended Range) 버전으로, 282마력을 내는 전기 모터와 77kWh 용량의 배터리를 얹고 무려 601km를 주행할 수 있다.

이는 폭스바겐 그룹의 전기차 전용 MEB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모델 가운데 가장 뛰어난 수준이다. 이 모델의 가격은 스탠다드 트림 기준 4만5875파운드(약 8102만 원)이지만, 우리가 시승했던 차처럼 프리미엄 트림을 선택하면 스펙을 추가할 수 있다. 프리미엄 트림인 시승차의 경우 4100파운드(약 724만 원)가 추가되는데, 20인치 휠과 매트릭스 LED 라이트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다만, 20인치 휠을 끼운 탓에(스탠다드는 19인치) 주행 가능 거리는 32km가량 줄어든다.

사실, 표준 사양 자체가 이미 꽤 훌륭하다. 열선 내장 및 마사지 시트, 일부 어드밴스드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대형 인포테인먼트 터치스크린 등을 모두 기본으로 갖추고 있어 굳이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히트 펌프는 어떤 트림에서든 옵션이다. 듀얼 모터를 갖춘 주행거리 확장 버전은 5만3975파운드(약 9532만 원)인 프리미엄 트림에서만 선택할 수 있다. 79kWh 용량의 배터리로 약 530km의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하며, 네바퀴굴림 구동계를 위한 추가 모터로 335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두 모델 모두 최고속도는 시속 180km로 제한되며, 듀얼 모터 버전의 0→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싱글 모터 버전의 5.3초보다 1초 이상 빠르다.

폭스바겐과의 관계는 이 신차에 있어 가장 흥미진진한 이야기다. 익스플로러는 포커스보다 2cm 정도 더 긴 크로스오버 모델로, MEB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두 대의 포드 전기차 중 처음 등장한 모델이다(다른 모델은 ‘카프리’로 이름 지어질 예정). 이 차는 같은 플랫폼의 전기차인 세아트 쿠프라 본(Cupra Born)과 같이 일상 운전에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쿠프라 본은 해치백이고 신형 익스플로러는 훨씬 더 무겁고 차체도 높은 크로스오버다. 일상 운전을 위한 평범한 차에서 최고의 핸들링 성능을 뽑아내는 데 관한 한 업계 최고인 포드 엔지니어들은, 이번에 그야말로 큰 과제를 맡았다. 그런데도, 벨기에에 있는 포드 롬멜(Lommel) 시험장의 차량 역학 매니저인 게르트 반 노옌(Geert van Noyen)이 이끄는 섀시 팀은 MEB 플랫폼에 대해 “근본적으로 건강하고 포드의 본질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이 플랫폼을 사용한 초기 모델들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우수하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포드 엔지니어들은 익스플로러에 맞춤형 컨티넨탈 타이어를 장착하는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튜닝해 우리가 익히 알고 있고 사랑해온 포드와 같은 주행 느낌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반 노옐은 이를 강조하며 중요한 건 무게라고 말한다. 포드의 신차는 민첩성과 직관성, 그리고 도로와의 연결감을 기반으로 하며, 이 모든 특성이 뛰어난 운전 경험을 만들어낸다고 말한다.

익스플로러는 포커스처럼 일상적인 스릴을 최고로 즐길 수는 없지만, 여전히 쾌적하며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이 차는 일상적인 속도로 운전하기에 좋은 차이다 – 확실히, 같은 세그먼트의 아우디 Q4 E-트론과 폭스바겐 ID. 4보다 더 좋다 – 그리고 지금까지 나온 전기 크로스오버 가운데 몸놀림이 가장 좋은 모델 중 하나다. 스티어링은 가벼운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정확하게 느낄 수 있도록 적절한 무게를 가지고 있다. 그 정확성은 핸들링으로 이어진다. 모든 것이 예측 가능하고 차체를 쉽게 배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쾌적하게 움직이며, 운전자를 가능한 한 운전 과정에 참여시키려 한다. 또한 이 차에서는 포드의 특징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싱글 모터 버전의 성능은 적당하다. 1.0L 에코부스트 엔진을 탑재한 포드 모델과 달리 활력과 역동성이 없어 운전 경험 자체가 아주 다르다. 토크가 크게 솟구치는 출발 순간은 다소 갑작스럽지만, 그 이후에는 추월에 충분히 대비하면서 훨씬 더 매끄럽고 선형적으로 동력을 전달한다. 풍절음을 최소화하면서도 매우 조용하고 세련됐으며, 전기 크로스오버로 변신한 이 주류 포드는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더 성장한 느낌이다. 듀얼 모터 버전은 섀시에 걸맞은 더 나은 성능을 발휘한다. 보통 이런 모델은 파워 레벨이 압도적이어서 운전하기에 그리 즐겁진 않지만, 신형 익스플로러는 예외다. 그 힘은 섀시를 더 유용하게 만들고 차를 더 재미있게 해주며, 더 민첩하고 살아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 날렵한 느낌을 준다. 이 버전이 최고급 트림에만 제공되는 건 유감스럽다.

두 파워트레인 모두 원 페달 주행에 적합한 ‘B’ 주행 모드를 갖추고 있으며, 스포츠 및 에코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옵션도 있다. 전자는 스티어링 감각을 뻣뻣하게 하고 브레이크 페달의 저항을 자유롭게 함으로써 주차 브레이크를 제어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서스펜션은 주행 모드에 상관없이 그대로 유지되며 버전에 따라 튜닝을 조금씩 달리했다. 특이하게도, 가벼운 싱글 모터 버전은 듀얼 모터 버전보다 저속 주행 성능이 현저히 떨어진다. 듀얼 모터 버전은 도시의 울퉁불퉁한 도로에서 훨씬 부드럽다. 하지만, 그 가격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고민할 필요가 있다. 두 가지 버전 모두 넓게 펼쳐진 슬로베니아 외곽 고속도로에서는 아주 잘 달렸다.

실내에서는 터치 스크린이 모든 걸 제어한다. 거의 15인치에 달하는 대형 스크린은 센터 콘솔을 가득 채우고도 남을 정도다. 그리고 추가 수납 공간을 위해 살짝 들어 올릴 수 있는 새로운 기능도 갖고 있다. 화면의 해상도가 뛰어나고 그래픽도 선명하지만, 일단 초기 메뉴를 지나 다른 간단한 기능 이상을 원할 때면, 이 차는 폭스바겐 그룹의 MEB 플랫폼 모델들과 같이 탐색하기 어렵다는 그리 달갑지 않은 특징을 공유하고 있다. 아무리 찾아도 오프 버튼을 찾지 못하는 바람에, 유턴하라는 내비게이션 음성을 마치 영원히 맴도는 귀엣말처럼 들어야 했다.

가장 큰 문제는 ‘버튼’이 작고 손가락을 정렬하기 위해 전방에서 시야를 떼야 한다는 것인데, 무엇을 누르고 있는지 잘 알 수 없는 모호한 반응으로 인해 더 좋지 않았다. 난방 조절 장치는 감사하게도 확실한 위치와 중요성을 보여주듯 하단에 배치되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화면이 너무 크고 일부 버튼은 너무 작아서 사용하기 힘들었다. 이 포드 차는 무엇을 할지 모를 정도로 많은 공간을 갖고 있다. 스티어링 휠의 햅틱 컨트롤은 다른 MEB 플랫폼 모델들과 같은데, 여기에서도 마찬가지로 썩 달갑지는 않다. 폭스바겐이 자체 개발한 모델에서 그 기능을 제거하는 건 당연하다. 신형 익스플로러의 개발 시간이 길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포드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건 놀랍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 어떻게든 손을 보리라 믿는다.

나머지 인테리어는 다른 MEB 모델과 비교했을 때 레이아웃과 품질이 친숙하게 느껴진다. 아주 편안하지만, 소재 선택에 있어서는 분명한 비용 절감 작업을 했기 때문에 매력적이라기보다는 실용적이며 동급의 중간 정도 수준이다. 아마도 그 자체로 뭔가를 말하고 있는 듯한 상당한 사이즈의 중앙 수납공간은 가장 주목할 만한 특징이 아닐까 싶다. 주행거리 면에서 익스플로러 전기차의 실력은 더욱 뛰어나다. 테스트 결과 실제 주행거리는 싱글 모터 버전 515km, 듀얼 모터 버전 482km였다. 시승 당시 12℃였던 기온을 생각하면 그 같은 수치는 더욱 인상적이다. 최대 충전 속도는 싱글 모터 버전 135kW, 듀얼 모터 버전 185kW이다.

포드는 이제 판매 면에서 더 이상 영국 최고의 브랜드가 아니지만, 여전히 광범위한 딜러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익스플로러는 많은 사람의 첫 번째 전기차가 되어줄 것이다. 인상적인 주행 가능 거리와 쉽고 즐겁게 운전할 수 있는 특성은 전기차를 향한 매우 좋은 디딤돌이 되어줄 것이다. 신형 익스플로러는 포드의 이전 모델에서 많은 부분을 계승해 새롭게 선보였다. 우수한 주행 성능과 미흡한 인테리어가 바로 그 중요한 특징이다. 이는 주류 시장에서 포드의 또 다른 기념비적 모델은 아니지만, 전기차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다시 스스로의 길을 찾아가는 중요한 단계 역할을 한다. 익스플로러를 선택할 때 신중하게 검토해 최상의 성능을 경험하기를 바란다. 

글 마크 티쇼 (Mark Tissh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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