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깃집에서 일하면 고기 한 번 안 구워도 옷에 냄새가 밴다. 빨래를 해도 쉽게 빠지지 않는다. 사람 사이도 비슷하다. 자주 만나는 사람의 말투와 생각은 따라 하려 하지 않아도 조금씩 몸에 묻는다.

한 심리학자는 사람의 만남을 두 물질이 섞이는 화학 반응에 비유했다. 한쪽만 변하는 만남은 없다는 뜻이다. 나이가 들수록 만나는 사람의 수는 줄고, 남은 몇 사람의 영향은 더 커진다. 그렇다면 곁에 두면 나까지 물들게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3위. 핑계부터 대는 사람
무슨 이야기를 꺼내도 안 되는 이유부터 말하는 사람이 있다. 운동을 해보자고 하면 무릎이 안 좋아서, 배워보자고 하면 이 나이에 무슨, 여행을 가자고 하면 돈이 아까워서라고 한다. 말 자체는 틀리지 않아서 반박하기도 어렵다.
문제는 그런 말을 자꾸 듣다 보면 나도 비슷해진다는 점이다. 하고 싶은 일이 생겨도 할 수 없는 이유부터 머릿속에 떠오른다. 핑계는 처음엔 남의 입에서 나오지만, 어느새 내 입에서도 나온다. 하루하루 미루는 일이 늘어나는 건 그때부터다.

2위. 나아갈 의지가 없는 사람
지금 이대로가 제일 편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새로운 걸 해보려는 사람을 보면 괜히 피곤하게 산다며 웃는다. 바꿔보자는 말에는 그래 봐야 뭐가 달라지느냐고 받는다.
이런 사람 곁에 오래 있으면 나도 제자리가 편해진다. 해보고 싶었던 일이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고, 시작하려던 마음이 슬그머니 접힌다. 나이가 들수록 몸은 쉬어도 마음까지 멈출 필요는 없다. 작은 것 하나라도 해보려는 사람 곁에 있어야 내 하루도 앞으로 간다.

1위. 늘 불평하는 사람
만나기만 하면 불만부터 꺼내는 사람이 있다. 날씨가 나쁘고, 물가가 비싸고, 자식은 무심하고, 세상은 살기 힘들다. 처음엔 맞장구를 쳐주다가 어느새 나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불평은 생각보다 빠르게 옮는다. 같이 있으면 나도 좋은 일보다 거슬리는 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멀쩡하던 하루가 갑자기 짜증스럽게 느껴진다.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이유 없이 기운이 빠진다면, 그 사람의 불평이 나에게 옮겨온 것이다. 나이 들어 한번 굳은 시선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가장 먼저 거리를 둬야 할 사람이다.

곁에 둔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내 말투가 되고, 내 생각이 되고, 결국 내 하루가 된다. 사람을 고르는 일은 매정한 일이 아니다. 남은 시간을 어떤 모습으로 살지 정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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