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도 인간처럼 개성을 가졌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새의 울음소리에 저마다 성격이 드러난다는 사실은 참새목 요정굴뚝새(Superb fairywren) 관찰 과정에서 확인됐다. 새의 지저귐은 구애나 세력권 주장 등 다양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sputnik.kr
새들도 인간처럼 개성을 가졌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새의 울음소리에 저마다 성격이 드러난다는 사실은 참새목 요정굴뚝새(Superb fairywren) 관찰 과정에서 확인됐다.
새의 지저귐은 구애나 세력권 주장 등 다양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울음소리에 새의 개성이 묻어나고, 이를 통해 각 개체의 성격을 알 수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호주 플린더스대학교 조류학자 앤드류 캣시스 박사 연구팀은 영국왕립학회(The Royal Society) 학술지 최신호에 낸 관찰 보고서에서 요정굴뚝새의 울음에 뚜렷한 개성이 담겼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호주에 서식하는 요정굴뚝새를 대상으로 새의 울음소리에 담긴 정보를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호기심 내지 모험심이 강한 개체일수록 복잡한 울음소리를 내고, 공격적인 개체는 비교적 간결하게 우는 경향을 파악했다.
관찰 조사에 동원된 요정굴뚝새 「사진=pixabay」
몸길이 약 15㎝의 요정굴뚝새는 암수의 깃털 색이나 무늬가 전혀 다르다. 호주 남동부에 넓게 분포하며 주로 숲이나 공원에 서식하는 이 새의 수컷은 번식기를 거치며 날개가 선명한 파란색을 띤다. 외형이 깔끔하고 울음소리도 맑아 인기가 많다.
앤드류 박사는 “요정굴뚝새 암컷은 수수한 갈색 계열로 수컷과 생김새 차이가 크다”며 “이 새는 협동 번식 등 무리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고 육아에 부모는 물론 형제자매도 참여하는 등 사회성이 뛰어나 울음소리에 담긴 성격 연구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새의 성격 조사에 있어 호기심과 공격성 두 요소에 주목했다. 야생 개체를 일시적으로 포획해 각 성격을 가늠하고 자연으로 돌려보낸 후 몇 달에 걸쳐 울음소리를 개별 녹음했다.
그 결과 호기심이 많고 모험심이 강한 개체는 한 번의 지저귐 속에 포함된 소리의 종류가 많고, 더 복잡한 울음소리를 내는 경향이 있었다. 공격성이 높은 개체는 한 번의 지저귐 속에 포함된 음절의 수가 적고 단순한 울음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았다.
요정굴뚝새는 호기심이 많을수록 요란하게 울고 공격적일수록 간결하게 우는 경향이 있었다. 「사진=pixabay」
앤드류 박사는 “성별이나 성장 단계에 관계없이 모험을 좋아하는 개체는 한 번 지저귈 때 내는 소리의 종류가 많았다”며 “이는 동료들에게 다가가 다양한 우는 법을 배운 결과일지 모른다. 호기심이 많아 행동 범위가 넓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이어 “공격적인 개체는 울음소리에 담긴 요소가 훨씬 적고 간결했다. 간혹 어린 개체에서 예외가 발견됐는데, 다 자라나면 다른 성체들과 비슷했다”며 “이번 결과는 새들이 무리 속에 처한 입장에 따라 사용하는 목소리를 조정함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이런 경향이 암수 모두에서 나타난 점에 의미를 뒀다. 앤드류 박사는 “그간 새소리 연구는 수컷 울음소리에 집중됐지만, 이 연구에서는 암컷도 집중 조사했다”며 “우리 연구는 새가 암수 구분 없이 울음을 통해 성격을 어필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는 짝짓기 때도 중요한 의미를 가질지 모른다”고 언급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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