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함은 어지러운 마음을 가라앉게 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조용한 환경은 집중을 위해서도 좋은데, 이러한 분위기에서 강한 불쾌감을 갖는 이도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새크라멘토(CSUS) 임상심리학자 프란신 토더 박사는 모든 소음이 사라진 정적이 일부 사람들에게는 견디지 못할 불쾌감을 준다는 내용의 조사 보고서를 27일 발표했다.
프란신 박사는 “집중하고 싶을 때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 사람은 본능적으로 조용한 장소를 찾는다”며 “다만 외부 자극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고요함에 불안이나 공포를 느끼는 현대인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4년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이런 사실이 확인됐다. 책이나 전자기기 등을 주지 않고 전기충격기만 지급한 뒤 학생들을 15분간 방에 방치하자 남성의 약 67%, 여성의 약 25%가 고요함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전기 충격을 줬다.
심리학자 릭 핸슨도 저서 ‘붓다 브레인(Buddha’s Brain)’에서 자극에 길들여진 현대인은 정적에 익숙하지 않고 오히려 불안과 공포를 느낀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람은 본래 감각에서 기쁨을 얻으며, 특정 소리에 주의를 기울이면 쾌감은 더 강해진다”며 “이런 이유로 외부 자극에 길들어버린 현대인은 조용함을 피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프란신 박사는 “선행 연구들은 홀로 남은 고요한 상태가 현대인에게 불쾌한 경험일 가능성을 제기했다”며 “조용함은 기본적으로는 사람에게 분명 좋은 영향을 주지만,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독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사는 “현대인의 이런 특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명상 등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도 바뀌어야 한다”며 “정적이 불쾌함을 수반할 가능성을 받아들임으로써 마음 수련이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의 양상이 앞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적을 수용하고 심신의 피로를 푸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라는 입장이다. 좀처럼 고요함에 집중하기 어렵고 공포를 느낀다면 일단 일상으로 돌아간 뒤 적정한 시점에 정적에 잠길 것을 추천했다.
프란신 박사는 “산이나 바다 같은 인공적인 소음이 없는 자연 속에서 의식을 편하게 갖고, 이것이 익숙해지면 점차 일상생활 속에서도 짧은 정적을 받아들여 마음을 다스리는 훈련을 해보라”고 조언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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