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에서 10개월에 걸쳐 숙성한 스페인 아스투아리스 지역 명물 카브랄레스 치즈가 약 3만6000유로(약 5800만원)에 낙찰됐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치즈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치즈는 푸른곰팡이가 골고루 퍼져 애호가들을 설레게 했다.
세계 기네스협회는 최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스페인 북부 아스투리아스 주의 오래된 치즈 장인이 만든 카브랄레스 치즈가 3만6000유로에 낙찰됐다고 발표했다.
어지간한 차량 가격과 맞먹는 이 치즈는 카브랄레스에서 지난해 8월 25일 개최된 제52회 치즈 경연대회에서 최우수 상품으로 선정됐다. 이후 경매에 나와 최근 낙찰이 되면서 약 1년 만에 다시 주목을 받았다.

카브랄레스 치즈 경연대회는 지역의 연례행사다. 지난해는 15개 치즈 공방이 참가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치즈를 내놓은 것은 노포 공방 앙헬 디아즈 에레로다. 이곳 장인들은 치즈 숙성에 적합한 습도와 온도가 유지되는 해발 1500m 동굴을 이용한다.
세계 기네스 협회 관계자는 “역대 최고 낙찰가를 기록한 치즈는 2.3㎏ 무게의 한 덩이로 원료는 우유”라며 “푸른곰팡이가 내부에 촘촘하게 퍼진 이 치즈는 짠맛이 강하고 향도 매우 진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공방은 3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고, 현재 창업자 앙헬 디아즈 에레로 씨의 아내가 운영한다”며 “연간 생산량이 1만㎏이나 되는 이곳은 푸른곰팡이가 치즈에 고루 퍼지는 기술로 유명하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음식에 피는 푸른곰팡이는 절대 먹지 않는다. 치즈를 만들 때 장인들은 페니실린의 원료가 되는 푸른곰팡이속(페니실리엄, penicillium)의 일부를 선택한다. 대표적인 것이 페니실리엄 로퀘포르티(Penicillium roqueforti)와 페니실리엄 글로컴(Penicillium glaucum)이다.
원래 곰팡이는 아플라톡신 같은 강력한 독소를 생성하고, 이는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곰팡이가 핀 음식을 절대 먹지 말라는 이유다. 다만 다만 블루치즈 제조에 이용하는 푸른곰팡이는 독소를 만들지 않고 치즈의 풍미를 더해준다. 속까지 골고루 푸른곰팡이가 퍼진 치즈는 애호가들로부터 상품 대접을 받으며 고가에 거래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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