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심에 지어진 오래된 아파트, 왜 그대로 남아 있을까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자리한 ‘동대문아파트’는 1965년 완공된 7층짜리 주거 단지다. 흔히 볼 수 있는 직사각형 구조가 아닌, 중앙이 뻥 뚫린 ‘ㅁ자’형 구조로 지어져 당시에도 꽤나 파격적인 설계였다. 한때 연예인들이 많이 거주하면서 유명세를 치렀던 이곳은, 시간이 흘러도 철거되지 않고 도심 한가운데 남아 있다.

보존하려다 철거하려다…양쪽 다 무산된 사연
2000년대 초에는 서울시가 이 아파트를 문화예술 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매입 계획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예산 부족과 정책 변화로 이 계획은 결국 백지화됐다. 이후 재개발 추진 움직임도 있었지만, 부지 규모와 사업성 문제로 인해 다시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이상적인 입지, 하지만 현실은 사업성 ‘제로’
입지만 보면 나쁠 게 없다. 동대문역, 창신역 등과 가까워 교통도 편리하다. 하지만 주변 상권의 침체, 협소한 부지, 노후화된 구조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진다. 대규모 재개발 사업으로 이어지기엔 여건이 맞지 않는 것이다.

입주민 대부분은 세입자…관리조차 어려운 상황
현재 이 아파트에 거주 중인 이들 대부분은 월세 세입자다. 실소유주가 많지 않다 보니 단지 내 유지·보수에 대한 관심도 낮다. 외벽 균열, 엘리베이터 노후화 등의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으며, 실질적인 관리주체도 부재한 상태다.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됐지만 실효성은 글쎄
동대문아파트는 서울시에서 선정한 ‘서울 미래유산’ 중 하나다. 하지만 이 지정은 법적 구속력이 없어 아파트를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문화재도 아니고, 보호 대상도 아닌, 애매한 지위만 부여된 셈이다.

철거도, 보존도 못 하는 아파트가 되어버렸다
결국 이 아파트는 ‘없애지도 못하고 지키지도 못하는’ 애매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시간은 흐르고 있지만, 입주자도 행정기관도 누구 하나 뚜렷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자체로 도시가 겪고 있는 재개발 딜레마의 상징이기도 하다.

요약
- 동대문아파트는 1965년 완공된 서울 종로구의 대표적 노후 주거단지
- 중앙이 뚫린 ㅁ자 구조로, 과거 연예인 거주지로도 알려졌음
- 서울시 매입 및 문화 공간 전환 시도는 무산
- 좁은 부지와 낮은 수익성으로 재개발 추진도 어려운 상태
- 실거주자보다 세입자가 많아 공동체 기능도 사실상 붕괴
- 미래유산으로 지정됐지만 실질적 보호는 이뤄지지 않음
- 지금은 아무도 손댈 수 없는 ‘도심 속 유령 아파트’가 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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