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eep that knits up the ravelled sleave of care.(잠은 걱정이라는 뒤엉킨 실타래를 다시 풀어주는 것이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맥베스(Macbeth)’ 중」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멕베스(Macbeth)’에서 동명의 주인공 스코틀랜드 왕 멕베스는 이같이 절규했다고 해요. 다시는 잠에 들 수 없다는 고통과 두려움, 자신의 행적에 대한 후회를 절절히 묘사한 구절인데요. 소설 속 고통받던 멕베스와 달리 우리는 언제든 침대로 달려가 잠들 수 있으니 그야말로 축복이 아닐 수 없죠.
◇ 기후변화, 밤잠 설치게 만드는 ‘불청객’

최근 의학계 연구를 종합해보면 기후변화는 인간의 수면질을 직접적으로 악화시키고 있어요. 특히 여름철 야간 기온 상승은 깊은 수면을 방해하는 주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죠. 고온 환경으로 인한 체온상승, 땀 증가 등 인체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에요.
실제 근 20년간 기온이 급상승한 미국에서는 불면증 문제가 현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미국 캘리포니아대 센디에이고 연구팀은 2002년부터 2011년까지 설문조사를 진행, 76만5,000명의 수면데이터와 야간 기온 데이터 간 상관 관계를 분석했죠. 그 결과, 야간 기온 상승이 수면 부족을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됐어요!

그렇다면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불면증을 유발하게 될까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은 4만7,000명의 실험 참가자를 대상으로 야간 기온이 평년 이상 상승했을 때 수면량 변화를 관찰한 연구 결과를 2024년 발표했어요.
실험 결과, 편안한 수면을 위한 이상적인 온도가 20°C~25°C임이 확인됐어요. 그러나 여기서 5~10°C 상승, 야간 기온이 30°C가 넘으면 평균 수면이 약 14분 감소했죠. 침대 누워 잠이 든 상태라고 하더라도 5~10% 수면 효율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쉽게 말해 누워서 잠이 들었다고 착각하지만 뇌를 비롯한 우리 몸은 휴식을 취하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요!
◇ 침대 위 불청객 ‘수면무호흡증’도 유발

자는 도중 숨을 쉬지 않는 ‘수면무호흡증’도 기후변화로 증가하고 있는데요.
남호주 플린더스대학교보건의학연구소 연구팀은 2025년 ‘미국흉부학회’서 발표한 연구를 통해 기후변화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OSA)의 심각도에 대해 알렸어요.
연구팀은 2020년 1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전 세계 12만5,295명의 실험 참가자를 대상으로 야간 수면무호흡증 심각도를 측정했어요. 그 결과, 평균 기온이 높은 지역에서 수면무호흡증 발생 확률이 그렇지 않은 국가 평균 대비 70% 증가 했어요

기온 상승으로 인한 수면무호흡증의 증가는 직접적인 사회적 피해로도 이어지는데요.
남호주 플린더스대학교보건의학연구소 연구팀이 조사한 결과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건강수명 손실은 2023년 기준 무료 78만6,383년으로 추정됐어요!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해 수면무호흡증이 증가할 경우, 29개국의 장애 또는 사망으로 인해 발생한 사회적 손실은 320억 달러(약 48조원) 규모일 것으로 추산됐어요.
이는 노동 인구의 감소와 업무 효율 감소, 정신적/신체적 스트레스로 인한 피해를 종합한 내용이에요.
기후변화가 인간을 잠을 빼앗고 수면무호증을 야기하는 것을 넘어 대규모 경제적 피해까지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운데요.
지구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인간을 위해서도 기후변화를 늦추는 행동이 꼭 필요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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