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의 전반전을 눈물과 고생 속에서 보냈다고 해서 노년의 삶까지 불행하라는 법은 어디에도 없다.
젊은 시절 아무리 화려한 조건과 배경을 가졌던 이들도 70세 이후의 노년기에 접어들면 뜻하지 않은 고독과 건강 악화로 무너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반면 젊은 날의 모진 풍파를 견뎌내고 인생 후반전에 접어들어 주변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으며 그 누구보다 여유롭고 당당하게 팔자 편한 삶을 누리는 이들의 영리한 특징을 알아본다.

내 목숨보다 아끼던 자식이라 할지라도 품 안을 떠난 성인이 된 이후에는 그들의 선택과 불행을 온전히 그들의 몫으로 인정하는 태도이다.
자식의 경제적 어려움이나 부부 싸움에 밤잠을 설치며 내 건강을 해치기보다 알아서 잘 살겠지라며 무심하게 믿어주는 뚝심을 발휘하곤 한다.
자식에게 얽매여 내 노후를 희생하지 않고 철저하게 독립적인 정서의 경계선을 지켜낼 때 비로소 노년의 평화가 찾아온다.

모임에 나가 친구들이 뱉어내는 얄팍한 부의 과시나 자식의 대기업 취업 같은 자랑거리에 내 처지를 비교하며 가슴앓이하지 않는 단단함이다.
타인의 화려한 겉모습은 그저 그들의 사정일 뿐이며 내 소박한 밥상과 평온한 일상이 그 무엇보다 소중함을 이미 뼈저리게 알고 있다.
남들의 시선에 연연하며 내 불행을 증명하려 애쓰지 않는 침묵의 지혜야말로 쓸데없는 열등감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내가 어릴때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냐며 과거의 한 맺힌 기억이나 나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에 대한 원망을 굳이 소환해 주변을 냉각시키지 않는다.
지나간 슬픔을 붙잡고 질질 끌려다녀 봐야 오늘을 살아갈 소중한 에너지와 내 품격만 갉아먹는다는 사실을 영리하게 간파하고 있다.
과거의 영수증을 과감히 찢어버리고 당장 눈앞에 주어진 소소한 취미와 배움에 집중하는 단순함이 말년의 얼굴을 흐릿한 노염 대신 우아한 미소로 채운다.

가족들을 뒷바라지하느라 내 몸 돌보는 일을 뒷전으로 미루던 미련한 습관을 완전히 버리고 오직 내 체력과 식단 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남편이나 자식의 눈치를 보느라 병원행을 미루지 않으며, 매일 일정한 시간에 가벼운 산책과 영양가 있는 식사로 내 신체를 대접하곤 한다.
아프다고 주변에 징징거리며 감정 노동을 시키기보다 스스로 건강을 통제하는 단단한 자립심을 갖출 때 자식들에게도 가장 존경받는 당당한 어른이 된다.

속 시끄러운 모임에 나가 부질없는 말장난으로 에너지를 쏟기보다 집안을 단정히 정돈하고 조용히 독서나 바느질을 즐기는 정적인 태도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대범함으로 내 공간에서 완벽한 자유와 평온함을 마음껏 누려 나간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억지로 사람을 찾기보다 고독을 세련되게 통제할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70세 이후의 삶이 가장 윤택하게 빛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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