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대신 자주 집어 먹었는데…” 암 유발 성분으로 뒤바뀌는 뜻밖의 3가지 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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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이나 채소, 견과류라는 이름이 붙으면 일반 과자보다 무조건 건강할 것 같지만 튀기는 온도와 보관 상태, 곰팡이 오염 여부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튀긴 칩에서는 아크릴아마이드 같은 고온 조리 부산물을 살펴야 하고, 오래돼 산패한 견과류는 산화된 지방이 문제다. 건과일은 오히려 암을 유발하는 식품으로 볼 근거가 없지만, 관리가 잘못돼 곰팡이독소에 오염된 제품이라면 전혀 다른 문제가 생긴다. 세 음식에서 실제로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구분해볼 필요가 있다.
고온 조리 칩: 전분 가공 시 아크릴아마이드 생성
사과칩이나 바나나칩, 고구마칩, 감자칩처럼 원재료가 과일이나 채소라면 일반 과자보다 건강할 것이라는 인상을 받기 쉽다. 그러나 여기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조리법이다. 특히 전분이 많은 원료를 높은 온도에서 튀기거나 굽는 과정에서는 ‘아크릴아마이드(acrylamide)’라는 물질이 생성될 수 있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에 따르면 아크릴아마이드는 주로 전분이 많은 식품을 약 120℃ 이상, 수분이 적은 환경에서 튀기거나 굽고 볶을 때 자연적으로 생성된다.
음식 속 환원당과 아스파라긴 같은 아미노산이 반응하는 마이야르 반응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갈색으로 바삭하게 잘 익은 식감과 고소한 향이 생기는 동시에 아크릴아마이드도 증가할 수 있다. 특히 감자칩과 감자튀김은 성인의 주요 식이 아크릴아마이드 공급원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다만 모든 과일칩이나 채소칩에서 똑같은 양이 생성되는 것은 아니다. 원료의 당과 아미노산 함량, 튀기는 온도와 시간, 수분 함량에 따라 차이가 상당하다. 따라서 ‘채소칩이니까 마음껏 먹어도 된다’기보다 고온에서 갈색이 짙어질 정도로 튀긴 전분성 채소칩이라면 일반 튀김처럼 가공 과정까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아크릴아마이드 위험성: 글리시다마이드 변환과 DNA 손상
아크릴아마이드가 암 이야기와 연결되는 이유는 체내에서 대사되는 과정에 있다. 음식으로 들어온 아크릴아마이드는 장에서 흡수된 뒤 여러 조직으로 이동하고 일부가 ‘글리시다마이드(glycidamide)’라는 대사산물로 바뀐다. EFSA는 이 글리시다마이드가 동물실험에서 관찰된 유전자 돌연변이와 종양 발생의 중요한 원인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한다. 실제 동물실험에서는 식이를 통한 아크릴아마이드 노출이 여러 장기의 종양 발생 가능성을 증가시켰다. 이 때문에 EFSA는 음식으로 섭취하는 아크릴아마이드가 모든 연령층에서 암 위험을 잠재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하지만 여기서 특정 암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2022년 115만여 명을 포함한 역학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에서는 사람이 음식으로 섭취하는 아크릴아마이드와 여러 부위 암의 관계가 전반적으로 일관되지 않았다. 즉 ‘채소칩을 자주 먹으면 특정 암에 걸린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 현재 근거의 핵심은 아크릴아마이드가 유전독성과 발암 우려가 있는 물질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노출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있다. 그래서 집에서도 감자나 고구마를 지나치게 짙은 갈색이 될 때까지 튀기거나 굽기보다 노릇한 정도에서 조리를 끝내는 것이 좋다.

산패된 견과류: 불포화지방 산화와 위험 물질 발생
견과류는 원래 혈관 건강에 유리한 불포화지방과 식이섬유, 단백질, 비타민E, 마그네슘 등을 공급하는 영양가 높은 음식이다. 문제는 ‘산패된 견과류’다. 호두나 잣처럼 불포화지방이 많은 견과류는 공기와 빛, 높은 온도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지방산이 산화될 수 있다. 처음에는 향이 조금 변하는 정도지만 산화가 진행되면 눅눅하고 오래된 기름 냄새, 페인트나 풀을 연상시키는 불쾌한 냄새와 쓴맛이 나타날 수 있다. 지방의 산화 과정에서는 지질 과산화물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다시 분해되면서 알데하이드류를 비롯한 여러 2차 산화생성물이 발생할 수 있다.
일부 지질 산화 생성물은 세포와 단백질, DNA 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실험적으로 연구돼 왔다. 그렇다고 오래된 호두 몇 알을 먹으면 곧바로 암이 생긴다고 연결해서는 안 된다. 산패한 견과류를 일상적으로 먹는 것이 사람의 특정 암 발생률을 높인다는 직접적인 임상 근거는 확립돼 있지 않다. 오히려 정상적인 견과류 섭취 자체는 여러 연구에서 건강한 식사 패턴의 일부로 평가된다. 따라서 견과류를 피할 것이 아니라 개봉 후 밀폐하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며 장기간 보관할 때는 냉장 또는 냉동 보관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맛이나 냄새가 확실히 변한 견과류라면 아깝더라도 먹지 않는 편이 낫다.

곰팡이독소 아플라톡신: 간암 위험을 높이는 결정적 원인
견과류의 암 위험을 이야기한다면 산패 자체보다 별도로 구분해서 알아둬야 할 것이 곰팡이독소다. 견과류와 곡물 등은 생산과 저장 과정이 적절하지 않을 경우 아스페르길루스(Aspergillus) 계열 곰팡이에 오염될 수 있고 일부 곰팡이는 아플라톡신을 생성한다. 이 가운데 아플라톡신 B1은 사람에게 발암성이 확인된 대표적인 곰팡이독소이며 특히 간암과의 연관성이 잘 확립돼 있다. 장기간 높은 수준에 노출될 경우 간세포의 DNA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고, 만성 B형간염 바이러스 감염과 아플라톡신 노출이 함께 존재하면 간암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근거도 축적돼 있다.
다만 이것 역시 ‘산패한 견과류에는 아플라톡신이 생긴다’는 뜻은 아니다. 산패는 주로 지방이 산화되는 현상이고 아플라톡신은 특정 곰팡이가 만들어내는 독소이므로 완전히 다른 문제다. 눈에 곰팡이가 보이거나 이상한 냄새가 나고 습기를 먹은 견과류는 먹지 않는 것이 좋으며, 유통과 품질 관리가 제대로 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견과류 자체는 건강에 좋은 식품이지만 신선한 견과류와 변질·오염된 견과류를 같은 음식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건과일의 본래 가치: 유해성 오해와 식이섬유의 유용성
건포도와 말린 무화과, 대추야자, 건자두 같은 건과일은 수분이 제거돼 당과 열량이 작은 부피에 농축되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를 ‘자주 먹으면 암을 유발하는 음식’으로 분류하는 것은 현재 근거와 맞지 않는다. 건과일과 암 위험을 살펴본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9건의 전향적 코호트 연구와 7건의 환자-대조군 연구가 검토됐는데, 건과일을 많이 섭취한 집단에서 일부 대장 전암성 용종이나 전립선암, 췌장암 사망 위험이 오히려 낮은 방향의 연관성이 보고됐다.
연구 수가 적고 결과의 이질성이 커 확정적인 암 예방 효과로 해석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정상적으로 생산·보관된 건과일 자체가 암을 일으킨다는 근거는 없다. 건과일에는 식이섬유와 칼륨, 폴리페놀 등 과일에서 유래한 여러 영양성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과일에서 조심해야 할 것은 건포도나 건자두 자체가 아니라 과도한 섭취와 첨가당, 그리고 부적절한 건조·저장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염이다. 과일이라는 이유로 한 봉지를 한꺼번에 먹기보다 소량을 견과류나 무가당 요거트 등에 곁들이는 방식이 좋다.

부적절한 보관의 위험: 오크라톡신A 오염 및 관리법
건과일의 암 관련 위험에서 실제로 살펴볼 부분은 곰팡이독소 오염이다. 과일을 수확하고 말리고 저장하는 과정에서 습도와 온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곰팡이가 번식할 수 있고 아플라톡신이나 오크라톡신A(OTA) 등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 2023년 건과일의 곰팡이독소 연구를 종합한 리뷰에서는 말린 무화과와 건포도, 대추야자, 말린 살구, 건자두 등에서 아플라톡신과 오크라톡신A 오염 사례가 세계 여러 지역에서 보고됐다고 정리했다. 2026년에는 1999~2024년에 발표된 30개 연구, 건과일 4,109개 시료를 종합한 연구도 나왔다.
분석 대상의 63.39%에서 오크라톡신A가 검출됐지만 전체적인 세계 평균 위해도는 낮은 것으로 평가됐고 일부 지역에서는 우려가 제기됐다. 국내 상황과 연결해 볼 만한 자료도 있다. 한국인의 평균 섭취량을 이용해 건과일과 향신료, 커피의 오크라톡신A 노출 위험을 평가한 연구에서는 조사된 시료의 오크라톡신A 농도가 매우 낮아 국내 소비자의 건강에 유의미한 위해를 줄 수준은 아닌 것으로 평가됐다. 따라서 시중 건과일을 무조건 위험하다고 볼 필요는 없다. 대신 곰팡이가 보이거나 습기를 먹고 냄새와 맛이 변한 제품은 먹지 않고 개봉 후 건조하고 밀폐된 상태로 보관하는 기본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한눈에 보는 핵심 정리
- 고온 조리 칩: 고온 가공 시 발생하는 발암 우려 물질인 아크릴아마이드 섭취 주의
- 산패 견과류: 지방 산화 및 간암 위험을 직접 유발하는 곰팡이독소(아플라톡신) 오염 위험
- 변질 건과일: 과도한 당분 섭취 자제 및 부적절한 보관으로 인한 오크라톡신A 곰팡이독소 오염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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