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대에 접어들면 모임 연락이 와도 답장을 미루게 된다. 동창회 단체방은 알림을 꺼두고, 경조사가 아니면 굳이 나가지 않는다. 주변에서 사람이 떠난 게 아니라 스스로 하나씩 정리해 나가는 경우가 많다.

사람이 좋아서 평생 어울려 살아온 세대인데 왜 갑자기 혼자가 편하다고 말하게 되는 걸까. 외로움을 감수하면서까지 관계를 놓는 데는 그만한 사정이 있다.

1. 남 눈치 맞추느라 지쳐서
수십 년을 남의 기분에 맞춰 살아왔다. 모임에서는 분위기를 깨지 않으려고 하고 싶은 말을 삼켰고, 부탁을 받으면 싫어도 웃으며 들어줬다. 그렇게 쌓인 피로는 나이가 들어도 사라지지 않는다.
이제는 남에게 어떻게 보일지 신경 쓰는 일 자체가 버겁다. 사람을 만나는 시간이 즐거움보다 숙제처럼 느껴지기 시작하면, 차라리 혼자 조용히 지내는 쪽이 마음이 편하다.

2. 자식에게 건 기대가 무너져서
자식 하나만 바라보고 살아온 사람일수록 상처가 깊다. 키우는 데 모든 걸 쏟았으니 나이 들어 돌아오는 것도 있을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자식은 자기 살림에 바빠 연락이 뜸하고, 만나도 오래 앉아 있지 못한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 서운함을 겪고 나면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내어주는 일이 더 조심스러워진다. 또 상처받을 바에는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3. 얕은 만남에 마음만 소모돼서
외로우니까 일단 사람을 만나보자는 마음으로 나간 자리가 있다. 만날 때는 웃고 떠들지만 집에 돌아오면 오히려 더 허전하다. 오간 이야기는 날씨와 건강 얘기, 남 뒷말이 대부분이라 남는 게 없다.
이런 만남이 몇 번 반복되면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에 회의가 든다. 외로움을 달래려고 나갔다가 마음만 더 닳아서 돌아오니, 그럴 바에는 혼자 있는 시간이 낫다고 결론을 내리게 된다.

관계를 포기하는 60대는 사람이 싫어진 게 아니라 마음 쓰는 방식에 지친 것이다. 눈치도, 기대도, 겉도는 만남도 이제는 감당하고 싶지 않은 짐이 됐다. 다만 그 짐을 내려놓으면서 사람까지 놓아버리면 남는 건 조용함이 아니라 고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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