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갔다오니 친구들 연락이 다 끊겼다..” 요즘 60대가 동창회를 혐오하는 이유 1위

소곤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Google 검색에서 뷰어스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단체 대화방에 동창회 공지가 올라오면 한참을 들여다보게 된다. 날짜와 장소, 회비 입금 안내까지 꼼꼼히 적힌 글이다. 그 아래로 참석하겠다는 답이 하나둘 달리기 시작한다. 반가운 이름이 줄줄이 이어지는데도 답장을 쓰려던 손가락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몇 번을 썼다 지웠다 하다가 휴대폰을 내려놓는 날도 많다.

모임을 마치고 돌아오는 밤, 버스 창에 비친 얼굴이 유난히 지쳐 보였다는 이야기도 흔하다. 몇십 년 만에 마주 앉았는데 남는 것은 반가움보다 피로와 씁쓸함이다. 웃으며 손을 흔들고 헤어졌는데 집에 와서는 괜히 갔다는 생각부터 든다. 그날 들은 말들이 잠자리에 누워서도 머릿속을 맴돈다. 다음 모임 공지가 올라와도 이번에는 바쁘다는 핑계를 먼저 찾게 된다. 한때 매일 붙어 다니던 친구들 앞에서 왜 이렇게 마음이 불편해지는 걸까?

3위. 남의 자랑을 듣다 보면 내 처지가 초라해져서

안부 인사가 한 바퀴 돌고 나면 대화의 방향이 슬그머니 바뀐다. 자식이 어느 회사에 다니는지, 손주를 어떤 학원에 보내는지가 화제의 중심에 선다. 누가 넓은 평수로 이사했다는 말이 나오면 다들 귀를 바짝 세운다. 해외여행 사진을 휴대폰으로 돌려 보는 순서도 빠지지 않는다. 은퇴 후에도 연금이 넉넉하다는 이야기가 슬쩍 끼어들기도 한다. 짧은 저녁 한 끼 사이에 테이블 위로 보이지 않는 줄이 하나 생겨난다.

고개를 끄덕이며 웃고는 있지만 속으로는 내 형편을 하나씩 견주게 된다. 딱히 내세울 것 없는 쪽은 말수가 줄고 어느새 듣기만 하는 자리로 밀려난다. 축하한다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기까지 몇 초가 걸린다. 그 몇 초 사이에 내가 걸어온 길이 괜히 작아 보인다. 2차를 가자는 말에 지갑 사정부터 떠올리게 되는 것도 서글픈 일이다. 자리를 털고 일어설 무렵에는 밥을 먹은 게 아니라 성적표를 받은 기분이 든다. 남의 성공에 박수를 치느라 내 하루를 깎아낼 필요까지는 없다.

2위. 늙은 친구 얼굴을 보면 내 나이가 실감 나서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면 누가 누군지 한눈에 알아보기가 어렵다. 숱 많던 머리는 희끗하게 셌고, 날렵하던 턱선에는 주름이 깊게 자리 잡았다. 반장을 하던 친구도, 달리기가 제일 빠르던 친구도 허리를 짚으며 자리에 앉는다. 한참 얼굴을 들여다본 뒤에야 겨우 옛 모습이 겹쳐 보인다. 반가운 마음보다 낯선 마음이 먼저 앞선다.

친구의 얼굴은 곧 내 얼굴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거울 속 주름은 애써 외면할 수 있지만 친구의 주름은 피할 곳이 없다. 나만 나이 든 줄 알았는데 모두가 같은 세월을 지나왔다는 사실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대화의 절반이 병원 이야기와 약 이야기로 채워지는 것도 그 증거다. 누가 먼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안주처럼 오가기도 한다. 차라리 그 시절 모습 그대로 기억 속에 남겨두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운동장을 함께 뛰던 기억마저 그 자리에서 빛이 바래는 기분이 든다.

1위. 선 넘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던지기 때문

오래 알고 지낸 사이라는 이유로 말이 너무 쉽게 나온다. 살이 왜 이렇게 쪘느냐, 머리는 다 어디 갔느냐는 말이 인사처럼 오간다. 아직 일을 하느냐는 질문에는 걱정보다 평가가 먼저 묻어 있다. 자식이 아직 결혼을 안 했다는 말에는 혀를 차는 소리가 따라붙는다. 옆자리에서 웃음이 터지면 그 말이 농담으로 포장되어 버린다. 술기운이 오를수록 그 수위는 점점 높아진다.

듣는 쪽은 웃어넘기지만 집에 돌아와서도 그 말이 좀처럼 잊히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서로 더 조심해야 하는데, 동창이라는 이름이 그 선을 흐리게 만든다. 따지고 들면 속 좁은 사람이 되고, 참고 넘기면 속이 상한다. 어디에도 털어놓지 못한 서운함은 친구를 향한 정까지 갉아먹는다. 답장은 점점 짧아지고 어느새 읽기만 하고 넘기게 된다. 즐거우려고 나간 자리에서 마음만 다쳐 돌아오면 다음 모임과는 자연스럽게 멀어진다.

동창이라는 이름만으로 지금의 관계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 다녀올 때마다 마음이 깎인다면 그 자리는 거르는 편이 낫다. 남은 시간은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대해주는 사람들에게 써도 충분하다.

author-img
소곤
content@viewus.co.kr

댓글0

300

댓글0

당신을 위한 인기글

  • ‘암살자(들)’이 北 선전 영화를 그대로 배꼈다? 확인해보니…’깜짝’
    ‘암살자(들)’이 北 선전 영화를 그대로 배꼈다? 확인해보니…’깜짝’
  • “전세계 초긴장” 대만 침공시, 한국에 일어날 ‘최악의 시나리오’
    “전세계 초긴장” 대만 침공시, 한국에 일어날 ‘최악의 시나리오’
  • 마을 절반 차지하는 신세계 정용진 회장 대저택 상상초월 규모
    마을 절반 차지하는 신세계 정용진 회장 대저택 상상초월 규모
  • 성매매 의혹에…김상욱 시장 의혹 제기자들에게 ‘사실상 목숨건 내기 제안’
    성매매 의혹에…김상욱 시장 의혹 제기자들에게 ‘사실상 목숨건 내기 제안’
  • 4년간 휴가,외박 없는 북파공작원들이 성욕을 해소하는 충격적인 방법
    4년간 휴가,외박 없는 북파공작원들이 성욕을 해소하는 충격적인 방법
  • ‘암살자(들)’ 유해진 외모 비하하다가…더 심한 외모비하 당한 국회의원
    ‘암살자(들)’ 유해진 외모 비하하다가…더 심한 외모비하 당한 국회의원
  • 김건희 라인 타려고…기업인이 거액의 돈을 준 ‘김건희와 친한 남자’ 정체
    김건희 라인 타려고…기업인이 거액의 돈을 준 ‘김건희와 친한 남자’ 정체
  • 필리핀 원정 성매매 의혹나와 현재 난리난 민주당 소속 유명 정치인
    필리핀 원정 성매매 의혹나와 현재 난리난 민주당 소속 유명 정치인
  • 엎어졌는데 또 띄운 급조된 북한 5,000톤급 구축함의 치명적 결함
    엎어졌는데 또 띄운 급조된 북한 5,000톤급 구축함의 치명적 결함
  • 민주당에 “X발” 욕을 하고 사과안한 국민의힘 의원의 충격적인 근황
    민주당에 “X발” 욕을 하고 사과안한 국민의힘 의원의 충격적인 근황

당신을 위한 인기글

  • ‘암살자(들)’이 北 선전 영화를 그대로 배꼈다? 확인해보니…’깜짝’
    ‘암살자(들)’이 北 선전 영화를 그대로 배꼈다? 확인해보니…’깜짝’
  • “전세계 초긴장” 대만 침공시, 한국에 일어날 ‘최악의 시나리오’
    “전세계 초긴장” 대만 침공시, 한국에 일어날 ‘최악의 시나리오’
  • 마을 절반 차지하는 신세계 정용진 회장 대저택 상상초월 규모
    마을 절반 차지하는 신세계 정용진 회장 대저택 상상초월 규모
  • 성매매 의혹에…김상욱 시장 의혹 제기자들에게 ‘사실상 목숨건 내기 제안’
    성매매 의혹에…김상욱 시장 의혹 제기자들에게 ‘사실상 목숨건 내기 제안’
  • 4년간 휴가,외박 없는 북파공작원들이 성욕을 해소하는 충격적인 방법
    4년간 휴가,외박 없는 북파공작원들이 성욕을 해소하는 충격적인 방법
  • ‘암살자(들)’ 유해진 외모 비하하다가…더 심한 외모비하 당한 국회의원
    ‘암살자(들)’ 유해진 외모 비하하다가…더 심한 외모비하 당한 국회의원
  • 김건희 라인 타려고…기업인이 거액의 돈을 준 ‘김건희와 친한 남자’ 정체
    김건희 라인 타려고…기업인이 거액의 돈을 준 ‘김건희와 친한 남자’ 정체
  • 필리핀 원정 성매매 의혹나와 현재 난리난 민주당 소속 유명 정치인
    필리핀 원정 성매매 의혹나와 현재 난리난 민주당 소속 유명 정치인
  • 엎어졌는데 또 띄운 급조된 북한 5,000톤급 구축함의 치명적 결함
    엎어졌는데 또 띄운 급조된 북한 5,000톤급 구축함의 치명적 결함
  • 민주당에 “X발” 욕을 하고 사과안한 국민의힘 의원의 충격적인 근황
    민주당에 “X발” 욕을 하고 사과안한 국민의힘 의원의 충격적인 근황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