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대가 되면 인간관계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낯선 사람의 배신이 아닐 수 있다. 오히려 수십 년 동안 알고 지낸 사람에게 마음의 상처를 받고 관계를 끊는 경우가 있다.
특히 오랜 친구나 가까운 가족이라는 이유로 참고 넘겼던 행동이 노년에는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상담 전문가 이호선의 인간관계에 관한 조언을 떠올리며, 나이가 들수록 경계해야 할 인연의 특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3위. 남의 비밀을 친분의 증거처럼 떠벌리는 사람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에게 가족 문제나 경제적인 어려움을 털어놓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자신에게만 이야기해달라고 부탁했던 사연이 어느새 동창 모임 전체에 퍼져 있다면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특히 비밀을 퍼뜨린 사람이 걱정돼서 이야기했다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면 상처는 더욱 깊어진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이나 자식 문제처럼 다른 사람에게 쉽게 알리고 싶지 않은 고민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함부로 옮기는 사람에게는 중요한 속마음을 털어놓지 않는 것이 좋다. 가까운 사이라는 사실보다 상대의 비밀을 지킬 줄 아는 태도가 진정한 신뢰를 만든다.

2위. 필요할 때만 찾아와 돈과 도움을 요구하는 사람
평소에는 연락 한 번 없다가 돈이 필요하거나 해결해야 할 일이 생기면 갑자기 친한 척하는 사람들이 있다. 오랜 친구라는 이유로 돈을 빌려달라고 하거나 자식의 부탁까지 대신 해결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특히 부탁을 거절하면 그동안의 친분을 들먹이며 서운함을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가까운 사람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움을 주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도움을 받는 것만 당연하게 생각하고 상대의 형편은 고려하지 않는다면 관계가 한쪽으로 기울어질 수밖에 없다. 노후에는 자신의 생활을 지킬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돕고 감당하기 어려운 부탁에는 분명하게 선을 긋는 태도가 필요하다.

1위. 잘해줄수록 만만하게 보고 함부로 대하는 사람
60대 이후 가장 경계해야 할 인연은 상대의 배려를 고마움이 아니라 당연한 권리로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처음에는 작은 부탁을 들어주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요구하는 일이 늘어난다. 약속 시간을 마음대로 바꾸고 자신의 기분이 나쁘면 상대에게 화풀이하며 불편한 말을 해놓고도 친한 사이니까 이해하라고 말한다. 특히 상대가 갈등을 피하려고 계속 참아주면 자신의 행동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결국 한 사람은 관계를 지키기 위해 계속 양보하고 다른 사람은 그 양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관계가 만들어진다.
더 위험한 것은 이런 관계가 오래될수록 자신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기 쉽다는 점이다. 상대가 무례하게 행동해도 원래 그런 사람이라며 넘어가고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자신을 탓하기도 한다. 하지만 오래된 친분이 있다고 해서 모든 행동을 받아줘야 하는 것은 아니다. 불편한 행동이 반복된다면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전달하고 상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진정으로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행동이 상대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고치려고 노력한다. 반대로 거절했다는 이유만으로 화를 내거나 관계를 끊겠다고 위협한다면 그 인연을 계속 유지해야 할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사람 사이의 원망은 처음부터 커다란 배신으로 시작되지 않는다. 한 번의 무례함을 참아주고 두 번의 부탁을 들어주면서 어느새 한 사람의 희생이 당연한 관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오래된 인연일수록 과거의 추억보다 지금 서로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관계를 망치는 것은 거절하는 용기가 아니라 거절조차 허락하지 않는 태도다. 내가 싫다고 말했을 때 비로소 드러나는 상대의 모습이 있다. 그 한마디를 존중하는 사람이라면 오래 함께할 가치가 있지만 그 순간부터 나를 비난하는 사람이라면 관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평생 지켜야 할 것은 모든 인연이 아니라 누구와 함께하든 함부로 대우받지 않을 자신의 존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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