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낡은 지갑을 안 바꾸시길래..” 늙은 부모가 헌 물건을 못 버리는 이유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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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지갑을 사드려도 서랍에 넣어두고 모서리가 다 닳은 옛날 지갑을 그대로 쓰시는 아버지, 한 번쯤 보셨죠. 자식 입장에서는 답답한데 아무리 말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아껴서가 아닙니다. 나이가 들면 물건을 대하는 마음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늙은 부모가 헌 물건을 못 버리는 이유 세 가지를 순서대로 말씀드립니다.

1. 물건이 아니라 시간을 쥐고 있어서
오래된 지갑에는 첫 월급을 넣었던 날, 자식 등록금을 세던 날이 같이 붙어 있습니다. 노년학에서는 이런 애착을 자서전적 기억이라고 부르는데, 특정 물건이 인생의 한 시기를 통째로 불러오는 역할을 합니다.그래서 버리라는 말은 그 시절을 지우라는 말처럼 들립니다. 새것을 사드릴 때는 헌것을 치우지 말고, 둘 다 두시라고 말씀드리는 게 훨씬 잘 먹힙니다.

2. 아직 쓸 수 있는데 버리는 게 몸에 안 배어서
지금 70대인 분들은 물자가 귀하던 시절에 자라셨습니다. 고쳐 쓰고 물려 쓰는 게 미덕이던 환경에서 몸에 밴 습관은 형편이 나아졌다고 바로 바뀌지 않습니다.이건 고집이 아니라 학습된 절약입니다. 억지로 바꾸려 하기보다, 고장 난 것만 먼저 정리하자고 범위를 좁혀 제안하시는 게 좋습니다.

3.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게 줄어들어서
나이가 들면 일도, 몸도, 결정권도 하나씩 손에서 빠져나갑니다. 그럴 때 내 물건은 마지막까지 내가 정할 수 있는 영역으로 남습니다. 물건을 지키는 건 사실 자기 결정권을 지키는 일입니다.그래서 자식이 몰래 치우면 크게 서운해하십니다. 버릴지 말지는 반드시 본인이 정하시게 하고, 자식은 옆에서 거들기만 하는 쪽이 낫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한꺼번에 정리하려 들면 반드시 부딪칩니다. 서랍 한 칸, 신발장 한 줄처럼 아주 작은 단위로 시작하시고, 버릴 물건이 아니라 남길 물건을 고르게 하는 방식으로 물어보세요. 같은 일인데 마음이 훨씬 덜 아픕니다.오늘은 딱 하나만 해보세요. 부모님이 오래 쓰신 물건 하나에 얽힌 이야기를 여쭤보시는 겁니다.
오늘 들은 그 이야기 하나가, 나중에 그 물건보다 오래 남습니다.
출처 : ‘정리하는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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