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이후 매물 잠김과 거래량 하락이 나타나고 있지만, 가격 상승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강남 진입을 원하는 대기 수요가 많은 데다, 7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이 임박하면서 막판 매수세가 몰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27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토허구역 재지정된 이후인 3월 24일부터 이날까지 송파구 매물 증감률은 -28.3%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감소 폭이 가장 크다. 해당 기간 송파구 매물은 6538건에서 4725건으로 줄었다.
이어 서초구 -25.2%(7198건→5387건), 용산구 -21.2%(1869건→1474건) 순으로 매물 감소 폭이 컸다. 강남구도 -14.5%(8391건→7181건)로 줄었다.
매매 거래량도 급감했다.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초구 아파트 거래량은 3월 608건에서 4월 42건으로 93% 감소했다. 같은 기간 강남구는 825건에서 100건으로 하락했고, 송파구는 894건에서 119건으로 줄었다. 토허제 재지정 여파로 매물이 급격히 줄면서 거래량이 얼어붙은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가격 하락 등 영향은 크지 않다. 실제 규제 이후에도 강남 3구에선 신고가가 잇따르고 있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 전용면적 114㎡는 지난달 22일 49억 원에 신고가 매매됐다. 2022년 동일 면적 기준 신고가(47억 원) 대비 2억 원 뛴 값이다. 현재 호가는 이보다 높은 50억 원 대로 형성돼 있다.
또 잠원동 신반포2차 전용 68㎡는 이달 35억 원에 팔려 최고가에 손바뀜 됐다.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 전용 136㎡도 이달 26억 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잠원동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규제로 매물은 줄었지만 대기자는 많다 보니 호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7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인 3단계 스트레스 DSR 영향이 크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대출 문턱이 높아져 매매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자 빚을 내서 집을 사기 위한 ‘막차’ 수요가 몰린 것이란 설명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올 상반기는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가 매매 흐름을 주도하면서 강남 초고가 주택 가격이 급등했는데, 7월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일이 다가오면서 이 지역 고가주택 매매를 원하는 막판 수요가 폭발적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흐름이 지속되면 하반기 규제 지역이 추가로 지정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최근 ‘제16차 부동산 시장 및 공급상황 점검 TF’를 열고 “부동산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 등 시장안정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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