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가 들면 어떤 사람 곁에는 사람이 모이고, 어떤 사람 곁에는 빈자리만 늘어난다. 외모나 재산의 문제가 아니다.
똑같이 머리가 희끗해져도 누구는 어른 대접을 받고 누구는 뒤에서 욕을 먹는다.

그 차이는 거창한 데서 나오지 않는다. 마트 계산대 앞에서, 명절 식탁에서, 오랜만에 만난 술자리에서 무심코 튀어나오는 말과 행동에서 갈린다.
본인만 모르는 사이에 “나이 먹고 추잡하다”는 소리가 등 뒤에서 따라붙는다.

1. 푼돈과 공짜에 지나치게 매달리는 것
천 원짜리 쿠폰이 안 된다고 계산대 앞에서 직원과 언성이 높아지는 어른이 있다. 뒤에 줄이 길게 늘어서도 본인 손해는 못 참는다.
밥값 낼 때마다 슬쩍 한 발 빠지고, 공짜라면 필요도 없는 물건까지 챙겨 오는 모습이 반복되면 신뢰가 무너진다. 돈을 아끼는 게 아니라 마음을 닫는 일이기 때문이다. 푼돈을 챙기는 사이 사람을 잃는다는 걸 본인만 모른다.

2. 다 큰 자식의 삶에 사사건건 끼어드는 것
명절에 모이면 아들 연봉부터 며느리 직장, 손주 성적까지 줄줄이 캐묻는 어른이 있다. 다 큰 자식의 이직을 두고 “그 나이에 무슨 모험이냐”며 전화통을 붙잡는다.
걱정이라는 이름으로 던지는 말이 사실은 통제일 때가 많다. 그 선택을 존중하지 못하고 간섭부터 하면 자식은 점점 전화를 짧게 끊는다. 거리가 생긴 원인을 끝까지 상대 탓으로만 돌리면 그 거리는 영영 좁혀지지 않는다.

3. 과거의 성공만 내세우며 가르치려 드는 것
오랜만에 만난 후배 앞에서 30년 전 무용담부터 꺼내는 어른이 있다. 후배가 요즘 일 얘기를 하면 “그건 내가 다 해봤다”며 말을 자른다.
스마트폰으로 주문하는 식당에서는 “옛날이 좋았다”는 말이 먼저 튀어나온다. 모르는 걸 모른다고 인정하는 사람에게는 자연스럽게 도움의 손길이 모인다. 가르치려는 입보다 궁금해하는 눈빛이 사람을 끌어당긴다.

주변 사람들과 사이가 예전 같지 않다고 느껴지는 날이 온다. 그럴 때 대부분은 상대가 변했다고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똑같은 자리에 앉아 똑같은 말을 반복한 사람은 누구였을까.
나이는 막을 수 없지만 어떤 어른이 될지는 아직 손안에 있다. 오늘 누군가에게 건넨 말 한마디가 내일 내 표정으로 돌아온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