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란과 죽순은 국이나 찌개,나물에 넣어 흔하게 먹지만 생으로 먹거나 충분히 익히지 않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유는 서로 다르다. 토란에는 입과 목을 따갑게 만들 수 있는 옥살산칼슘을 비롯한 옥살산염이 존재하고,생죽순에는 체내에서 독성을 나타낼 수 있는 시안화수소를 만들어내는 시안배당체가 들어 있다. 두 식재료 모두 충분한 물에 삶아 조리하면 이런 성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토란을 생으로 먹으면 왜 입이 따가울까… 바늘 같은 ‘옥살산칼슘’ 결정이 있다
생토란을 손질하다 손이 가렵거나 제대로 익히지 않은 토란을 먹은 뒤 입과 목이 따끔거렸다는 사람이 있다. 단순히 토란의 아린맛 때문만은 아니다. 토란에는 옥살산칼슘을 비롯한 옥살산염이 존재하며 일부 옥살산칼슘은 미세한 결정 형태로 존재한다. 이런 결정이 입과 목의 점막을 물리적으로 자극하면서 따갑고 화끈거리는 느낌을 만들 수 있다.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FAO) 자료에서도 토란류의 높은 옥살산칼슘 결정 함량이 특유의 자극감과 관련된 것으로 설명한다.
특히 손질할 때 맨손으로 오래 만지면 사람에 따라 손이 가렵거나 따끔거릴 수 있어 피부가 민감하다면 장갑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옥살산은 칼슘과 결합하는 성질이 있으며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일부 사람에서는 신장결석 문제와도 관련될 수 있다. 따라서 토란은 샐러드처럼 생으로 먹는 식재료가 아니라 껍질을 벗기고 충분히 가열해 먹는 전통적인 조리법 자체가 안전성을 높이는 과정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좋다.

토란은 몇 분 삶아야 할까… 짧게 데치는 것보다 ‘속까지 충분히’ 익힌다
토란은 품종과 크기에 따라 필요한 조리시간이 달라 ‘몇 분이면 독성이 완전히 없어진다’는 하나의 공식 시간은 없다. 실제 일본 토란 품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껍질을 제거한 토란을 끓는 물에서 40분간 삶았을 때 수용성 옥살산염이 측정되지 않을 정도로 감소했으며,이는 옥살산염이 삶는 물로 빠져나간 결과로 분석됐다. 그렇다고 가정에서 토란을 무조건 40분씩 삶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작게 자른 토란은 더 빨리 익고 품종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가정에서는 껍질을 제거하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뒤 충분한 물에서 속까지 완전히 부드러워질 때까지 삶는 것을 기준으로 삼는 편이 안전하다. 특히 아린맛이 강한 토란은 삶은 물을 국물로 그대로 사용하기보다 버리고 토란을 한 번 헹군 뒤 새 물이나 육수에 넣어 국과 찌개를 완성하면 물에 빠져나온 수용성 옥살산염을 다시 먹는 것을 줄일 수 있다. 단순히 겉면만 살짝 데친 뒤 바로 먹는 방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죽순에는 전혀 다른 성분이 있다… ‘시안배당체’가 시안화수소를 만들 수 있다
죽순을 삶아 먹어야 하는 이유는 토란보다 조금 더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 생죽순에는 시안배당체(cyanogenic glycosides)라는 천연 성분이 존재한다. 시안배당체 자체의 독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식물 조직이 손상되고 분해되는 과정에서 시안화수소(hydrogen cyanide)가 생성될 수 있다. 시안화수소는 세포가 산소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는 과정을 방해할 수 있는 독성 물질이므로 생죽순을 충분히 처리하지 않고 많은 양을 섭취해서는 안 된다.
홍콩 식품안전센터(CFS)에 따르면 생죽순을 비롯한 일부 식물에는 자연적으로 시안배당체가 존재하며 작은 조각으로 자른 뒤 끓는 물에서 충분히 조리하면 독성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 실제 조사에서는 생죽순의 시안화물 함량이 부위별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으며 죽순 끝부분에서 더 높은 농도가 검출된 사례도 있었다. 따라서 갓 수확한 생죽순은 아삭한 식감을 살리겠다며 살짝만 익히기보다 반드시 충분한 가열 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

죽순은 ‘15분 이상’ 삶으면 크게 줄었다… 핵심은 잘라서 충분한 물에 끓이는 것이다
죽순은 구체적인 실험 결과도 있다. 홍콩 식품안전센터(CFS)의 천연독소 조사에서는 죽순을 잘라 끓는 물에서 15분간 조리했을 때 시안화물 함량이 약 9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된 시안배당체 함유 식품들은 충분한 물에서 끓이는 방식으로 시안화물 함량이 90% 이상 감소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열만 가하는 것이 아니다. 죽순을 작게 자르면 식물 조직이 깨지면서 시안화수소가 빠져나오기 쉬워지고,충분한 물에 끓이면 위험 성분을 제거하는 데 더욱 유리하다.
식품안전센터 역시 생죽순은 껍질을 제거하고 작은 크기로 자른 뒤 물에 담갔다가 끓는 물에서 충분히 익힐 것을 권고한다. 따라서 가정에서는 생죽순을 손질해 적당한 크기로 자른 뒤 최소 15분 이상 충분한 물에서 삶는 것을 하나의 참고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죽순의 크기와 품종에 따라 더 오래 삶을 필요가 있으며 삶은 물은 요리에 재사용하지 말고 버리는 것이 좋다.

볶거나 굽기만 해도 괜찮을까… 죽순은 특히 ‘물에 삶는 과정’이 중요하다
토란과 죽순을 안전하게 먹을 때 공통적으로 기억할 것이 있다. 바로 충분한 물을 사용하는 습열 조리다. 죽순의 시안화수소는 휘발성이 있고 물을 이용한 조리 과정에서 효과적으로 감소한다. 실제 식품안전 연구에서도 시안배당체를 함유한 식품은 잘게 자르고 끓는 물에 충분히 조리하는 방법이 효과적이었으며 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건열 조리는 독성 감소 효과가 떨어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생죽순을 곧바로 프라이팬에 볶거나 오븐에 굽는 것보다는 먼저 물에 충분히 삶고 삶은 물을 버린 다음 볶음이나 찌개에 사용하는 방식이 안전하다. 토란 역시 물에 삶으면 수용성 옥살산염 일부가 조리수로 빠져나갈 수 있다. 우리가 오래전부터 토란국을 만들기 전 토란을 삶고 죽순을 데치거나 삶아서 요리했던 것은 단순히 쓴맛과 아린맛을 없애기 위한 과정만은 아니었던 셈이다.

마트에서 산 삶은 죽순도 다시 15분 삶아야 할까… ‘생것인지 가공품인지’부터 확인한다
여기서 혼동하기 쉬운 부분이 있다. 앞에서 설명한 조리법은 기본적으로 생토란과 생죽순을 직접 손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삶은 죽순이나 통조림 죽순은 제조 과정에서 이미 가열 처리를 거친 제품이므로 생죽순과 똑같이 취급할 필요는 없다. 실제로 가공된 죽순은 제조 과정에서 시안화수소가 제거돼 생죽순보다 함량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제품은 포장지에 적힌 조리법을 우선 따르면 된다. 반면 직접 캐거나 시장에서 구입한 생죽순이라면 충분한 전처리 없이 바로 볶아 먹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토란도 마찬가지로 생토란은 반드시 충분히 익혀야 한다. 정리하면 토란은 옥살산염 때문에,죽순은 시안배당체 때문에 생으로 먹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토란은 속까지 완전히 부드러워질 만큼 충분히 삶고,생죽순은 작게 잘라 충분한 물에서 최소 15분 이상을 참고 기준으로 삶은 뒤 조리수를 버리는 방식이 안전하다. 익숙한 식재료라도 전통적으로 ‘한번 삶아서 먹었던’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