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지난 3월 21일 ‘이란전 데뷔에서 한국의 저가 패트리엇이 미국 요격 무기를 능가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중국 알리바바가 소유한 신문이 한국 방공무기를 미국 무기 위에 올려놓은 겁니다.
기사가 다룬 무기는 한국산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II입니다. 중국계 매체가 왜 한국 무기를 이렇게 평가했을까요.
신문이 적은 두 가지 숫자

기사의 근거는 두 숫자였습니다. 지난 3월 이란이 아랍에미리트를 미사일로 공격했을 때 천궁-II가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요격률 96%, 그리고 미국 패트리엇의 3분의 1 수준이라는 가격입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천궁-II의 성적이 패트리엇과 맞먹었고 일부 경우에는 넘어섰다고 썼습니다. 그러면서 이 전쟁이 한국을 국제 방산 시장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공급자 중 하나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습니다.
96%라는 숫자의 출처

96%는 국내 국회의원이 소식통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힌 수치입니다. 아랍에미리트 국방부의 공식 발표는 탄도미사일 174발 중 161발 요격으로, 어느 방공무기가 몇 발을 막았는지는 나누지 않았습니다.
패트리엇과 사드가 함께 배치된 하늘에서 천궁-II는 그중 한 층을 맡았다는 점도 같은 조건으로 전제해야 합니다.

가격을 단순하게 환산하면 패트리엇 한 포대를 살 돈으로 천궁-II 세 포대를 세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방공망은 한 곳이 아니라 여러 곳을 지켜야 하는 무기라 이 차이가 더 크게 보입니다.
우크라이나 매체가 던진 반론

반론은 우크라이나에서 나왔습니다. 우크라이나 군사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지난 5월 천궁-II의 문제는 성능이 아니라 공급 능력이라고 짚었습니다. 연간 생산량이 포대 8개, 요격탄 300여 발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패트리엇 요격탄은 한 해 620발이 만들어진다는 겁니다.
이란전에서 요격탄 수천 발이 소모된 것을 감안하면, 중동 국가들이 패트리엇을 버리고 천궁으로 갈아타는 것이 아니라 두 체계를 함께 쓸 것이라는 전망이었습니다. 실제로 아랍에미리트는 전쟁 중 한국군 재고에서 요격탄 30여 발을 긴급 공수받아야 했습니다.

커뮤니티에서는 중국 쪽 매체까지 인정했으니 진짜라는 반응이 많습니다. 반면 미국 무기를 깎아내리고 싶은 매체의 입맛에 한국 무기가 쓰인 것 아니냐는 의심도 함께 나옵니다.
칭찬의 주인보다 칭찬의 이유

외교 구도로 보면 중국계 매체의 이 기사는 한국 무기를 칭찬한 글이면서 동시에 미국 무기의 독점을 흔드는 글입니다. 그 의도가 무엇이든 한국이 미국산 방공무기의 대안으로 국제 지면에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몇 년 전에는 없던 장면이고, 그 자리를 지키는 열쇠는 요격률이 아니라 공장을 얼마나 빨리 늘리느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천궁-II가 중동에서 패트리엇의 자리를 실제로 나눠 갖게 될까요, 여러분의 판단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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