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소는 무조건 생으로 먹어야 건강하다고 여겨, 애써 샐러드로만 챙기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어떤 채소는 생으로 먹으면 정작 알짜 영양을 대부분 놓치고 만다.
같은 채소라도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 몸에 들어오는 영양이 몇 배씩 차이가 난다. 어떤 채소를 어떻게 먹어야 손해를 안 보는지 하나씩 풀어보겠다.

당근·호박은 익혀서 기름과 먹어야 영양이 산다
당근의 대표 영양인 베타카로틴은 기름에 잘 녹는 성질이라, 생으로 씹어 먹으면 겨우 10% 남짓만 몸에 흡수된다. 그런데 기름을 두르고 살짝 익히면 흡수율이 60% 이상으로 껑충 뛰어, 같은 당근을 먹고도 다섯 배 넘게 영양을 챙길 수 있다.
호박도 마찬가지로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익혀 먹을 때 이로운 성분을 훨씬 잘 흡수한다. 그러니 이런 채소는 생채보다 볶음이나 찜, 국으로 즐기는 편이 알뜰하다.

토마토는 가열할수록 좋은 성분이 더 늘어난다
토마토의 붉은 색을 내는 리코펜은 항산화에 이로운 성분인데, 이 역시 열을 가하면 오히려 흡수가 잘 되는 형태로 바뀐다. 실제로 토마토를 기름과 함께 볶거나 끓이면 리코펜을 흡수할 수 있는 양이 두 배 넘게 늘어난다는 연구도 있다.
생토마토를 그냥 먹어도 나쁠 것은 없지만, 익혀 먹으면 같은 양으로 더 많은 영양을 얻는 셈이다. 올리브유를 살짝 두르고 볶아 소스처럼 만들어 먹으면 맛과 영양을 함께 챙길 수 있다.

가지는 물에 삶지 말고 기름에 볶아야 한다
가지의 보라색을 내는 항산화 성분은 물에 잘 녹는 성질이라, 오래 삶으면 아까운 영양이 국물로 빠져나가 버린다. 그래서 가지는 물에 삶기보다 기름에 볶거나 구워야 영양을 온전히 지킬 수 있다.
기름에 조리하면 가지 특유의 밍밍한 맛이 사라지고 고소함이 살아나 식감도 훨씬 좋아진다. 껍질째 조리하면 껍질에 든 항산화 성분까지 알뜰하게 챙길 수 있다.

피망·브로콜리는 오히려 생으로 먹어야 좋다
반대로 피망과 브로콜리에 풍부한 비타민C는 열에 약해서, 푹 끓이면 절반 이상이 파괴돼 날아가 버린다. 이런 채소는 생으로 아삭하게 먹거나 아주 살짝만 데쳐야 비타민을 제대로 챙길 수 있다.
브로콜리를 익혀 먹고 싶다면 물에 삶기보다 일이 분만 짧게 쪄내는 편이 낫다. 오래 삶을수록 좋은 성분이 물에 녹아 사라지니 이 점만 기억하면 된다.

채소마다 노리는 영양이 다르니 골라 먹으면 된다
정리하자면 기름에 녹는 성분이 많은 당근·토마토·가지는 익혀서 기름과 함께, 열에 약한 비타민이 많은 피망·브로콜리는 생으로 먹는 것이 요령이다. 여기에 마늘은 다진 뒤 십 분쯤 두었다 조리하고, 무는 껍질째 생으로 먹으면 소화 효소까지 살릴 수 있다.
무엇보다 한 가지 방식만 고집하기보다, 채소마다 어울리는 방법으로 다양하게 먹는 것이 가장 알뜰하고 건강한 길이다. 조리법만 조금 바꿔도 늘 먹던 채소에서 더 많은 영양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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