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한테 잘하면 아들도 잘할 줄 알았습니다" 70대 시어머니가 뒤늦게 깨달은 것나는 며느리와의 관계만 좋으면 아들과의 관계도 저절로 완벽해질 것이라고 오랫동안 믿어왔다. 명절마다 며느리 편을 들고 맛있는 음식을 챙겨주며 다정한 시어머니가 되려고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정작 내 친아들은 시댁 모임에서 점점 말수를 줄이더니 마침내 남처럼 멀어져 버렸다. 나는 며느리가 부담을 느낄까 봐 늘 눈치를 보며 원하는 것은 뭐든지 맞춰주려고 애
"부모님은 형이 모시는 거 아니었어?" 동생의 한마디에 장남이 가족 모임을 나갔다주말 저녁에 열린 가족 식사 자리에서 식탁 너머로 한창 부모님의 병원비 이야기가 오가던 참이었다. 내가 부모님의 간병비를 함께 분담하자고 어렵게 말을 꺼내자 동생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곧이어 “부모님은 장남인 형이 모시는 거 아니었어?”라는 동생의 한마디가 식당 안을 차갑게 굳게 만들었다. 나는 지난 3년 동안 홀로 연로하신 부모님의
"아들에게 집 한 채 줬는데 연락이 끊겼습니다" 70대 부모가 뒤늦게 후회한 선택평생 피땀 흘려 마련했던 아파트를 외아들에게 넘겨준 지 2년 만에 우리 집 전화기는 차갑게 침묵했다. 노후 자금까지 싹 끌어모아 아파트 등기를 넘겨줄 때만 해도 아들은 매달 생활비를 보내며 모시겠다고 큰소리쳤다. 하지만 명의가 넘어간 직후부터 전화 통화는 뜸해졌고 급기야 이번 달에는 신호음만 울릴 뿐 아무도 받지 않았다. 나는 식비라도 벌어보려고 아내와
"손주는 예쁜데 더는 못 봐주겠습니다" 딸에게 처음으로 거절한 이유매일 아침 일찍 딸의 집으로 향하며 손주를 보살피는 일상은 나에게 큰 기쁨이자 동시에 무거운 짐이었다. 퇴직 후 여유로운 삶을 꿈꿨던 나는 딸의 직장 복귀 요청을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황혼 육아를 선뜻 맡아 시작했다. 하지만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올 때마다 무릎 통증과 극심한 피로가 겹쳐 한숨을 내쉬는 날이 점차 늘어났다. 처음에는 주말마다 고맙다
"아버지 재산은 똑같이 나눠야죠" 식탁에서 나온 한마디에 형제들이 등을 돌렸다추석 연휴 마지막 날 온 가족이 둘러앉은 저녁 식탁 위로 차가운 침묵이 무겁게 가라앉기 시작했다. 시골에 홀로 계신 아버지를 십 년 넘게 모시며 병간호를 전담해 온 나는 갑작스러운 동생의 발언에 숟가락을 놓았다. 막냇동생은 당연하다는 듯이 “아버지 재산은 똑같이 나눠야죠”라며 등기부등본 서류를 식탁 위에 무심하게 내던졌다. 아버지가 치매 진단을 받은 이
"딸 둘 키우면 노후 걱정 없다더니.." 60대 엄마가 요즘 가장 서운하다는 순간딸 둘을 정성껏 키워 번듯하게 시집보냈을 때 주변에서는 평생 노후 걱정이 없겠다며 부러워했다. 나 역시 딸들과는 친구처럼 지내며 나이가 들어서도 언제든 서로 의지할 수 있을 것이라 단정했다. 하지만 환갑을 넘기고 딸들이 모두 가정을 꾸린 지금 내 가슴속에는 쓸쓸한 외로움이 깊게 자리 잡았다. 지난 주말 오랜만에 집에 찾아온 큰딸은 식사 내내 시댁 식구들
"엄마, 이제 명절에 오지 마세요" 아들 부부의 한마디에 70대 어머니가 내린 결정추석을 앞두고 들뜬 마음으로 차례 음식을 준비하던 나는 아들의 전화 한 통에 손을 멈추고 말았다. 아들은 머뭇거리며 엄마 이제 명절에 내려오지 마시고 며느리도 쉬게 집에서 편히 계시라고 차갑게 말했다. 평생 자식들을 위해 명절 상을 차려온 일흔의 나는 서운함보다 서글픔이 밀려와 한동안 수화기를 놓지 못했다. 지방에 있는 본가로 내려오는 길이 힘들고 며느
"딸이 친정에 올 때마다 반찬을 싸가길래.." 사위 몰래 찾아갔다가 눈물이 났다결혼한 딸은 주말마다 친정에 찾아와 냉장고 속에 있는 반찬을 욕심껏 통째로 쓸어 담아 갔다. 서운한 마음에 사위 몰래 딸의 신혼집을 직접 찾아가 냉장고 문을 열어보고는 충격을 받았다. 텅 빈 냉장고 안에는 내가 싸준 반찬통만 덩그러니 남겨진 채 딸의 고단한 일상이 숨겨져 있었다. 딸은 매주 친정에 들를 때마다 힘들게 만든 밑반찬을 기다렸다는 듯이 가방
"아들이 매달 용돈을 보내면서 전화는 피하길래.." 집 앞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왔다아들은 취업 후 매달 꼬박꼬박 삼십만 원씩 통장으로 용돈을 보내오면서도 내 안부 전화는 한사코 받지 않았다. 혹시 나에게 말 못 할 큰 어려움이나 건강상 이상이라도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운 마음이 날로 커져만 갔다. 결국 나는 아들의 자취방 위치를 어렵게 알아내어 반찬 통을 들고 예고 없이 아파트 복도로 향했다. 굳게 닫힌 아들의 자취방 얇은 현관문
"남편이 퇴직하고 매일 같은 시간 집을 나서길래.." 몰래 따라갔다가 한참을 서 있었다지난달 정년퇴직을 마친 남편은 평소와 다름없이 매일 아침 여덟 시만 되면 단정한 정장 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어디로 출근하는지 물어도 남편은 그저 새로운 소일거리를 찾았다며 인자한 미소만 짓고 서둘러 신발을 신었다. 그 모습이 어딘가 어색하고 이상하게 느껴진 나는 어느 날 아침 남편의 뒤를 몰래 따라밟기로 마음먹었다. 지하철역으로 들어선 남편은 익숙한
"아내가 약봉지를 챙기길래.." 서랍을 열어보고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주말 아침 아내가 식탁 위에서 내 남동생의 이름이 적힌 처방전과 약봉지를 신중하게 정돈하고 있었다. 내가 동생 약을 왜 당신이 챙기느냐고 묻자 아내는 그저 서방님이 요즘 바빠서 대신 받아왔을 뿐이라며 시선을 피했다. 의아한 마음이 들어 아내가 잠시 외출한 사이 안방 서랍을 열어보고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서랍 안쪽 깊은 곳에는 내 남동생의
"딸이 매주 토요일마다 병원으로 향하길래.." 따라갔다가 알게 된 사실고등학생인 내 딸은 몇 달 전부터 매주 토요일 아침만 되면 어딘가로 급히 외출을 나섰다. 혹시 몸이 아프거나 나쁜 길에 빠진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운 마음에 몰래 뒤를 쫓아갔다. 딸이도착한 곳은 뜻밖에도 동네 대형 병원의 어린이 병동 로비라서 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나는 병원 기둥 뒤에 숨어 딸이 누구를 만나고 무슨 행동을 하는지 조심스럽게 지망했다
"시어머니가 제사 음식 영수증을 숨기길래.." 장에 갔다가 알게 된 사실시어머니는 매년 제사가 끝난 뒤 내가 정산해 드리려는 영수증을 한사코 구겨 숨기곤 하셨다. 혹시라도 며느리에게 비용을 뻥튀기해 남겨 드시는 것은 아닐까 하는 얄팍한 의심이 내 마음 한구석에서 싹텄다. 결국 나는 이번 제사상을 준비하는 시어머니의 뒤를 몰래 밟아 전통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장에 들어선 시어머니는 익숙한 야채 가게와 생선 가게를 돌며
"손주가 학교 알림장을 보여주길래.." 그 한마디를 듣고 억장이 무너진 이유주말을 맞아 놀러 온 초등학생 손주가 가방에서 주섬주섬 종이 한 장을 꺼내 내게 내밀었다. 학교에서 나누어 준 알림장이라며 자랑스럽게 보여주는 손주의 얼굴에는 맑은 미소가 가득해 있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종이를 받아 든 나는 맨 아랫줄에 적힌 한 구절을 읽자마자 숨이 턱 막히고 말았다. 알림장 하단에는 보호자 동의서와 함께 준비물 비용을 입금할 수 없어
"언니가 장례식장에서 녹음기를 꺼내길래.." 음성을 듣고 그대로 멈췄다어머니의 빈소 한구석에서 언니가 가방 속 깊은 곳에서 오래된 작은 녹음기를 꺼내 들었다. 상속 문제로 친척들의 고성이 오가던 험악한 접객실 안에서 언니는 조용히 재생 버튼을 눌렀다. 스피커 너머로 흘러나오는 낯익은 목소리를 들은 순간 나는 숨을 죽인 채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녹음기에서는 세상을 떠나기 한 달 전 병실에 누워 계시던 어머니의 거친 숨소리
"아들이 명절마다 혼자 늦게 오길래.." 우연히 주차장에서 보고 발걸음이 멈췄다명절마다 아들은 식구들보다 항상 한두 시간 늦게 고향 집에 도착하곤 했다. 교통 체증 때문이라며 웃어넘기던 아들의 말을 별생각 없이 믿고 넘어갔다. 이번 명절에 짐을 가지러 지하 주차장에 내려갔다가 익숙한 차를 발견했다. 어두운 주차장 구석에 시동을 끈 채 서 있는 차 안에는 아들이 혼자 앉아 있었다. 운전대에 고개를 묻고 있던 아들은 한참 동안 깊은
"손주가 할머니 집에 오기 싫다고 하길래.." 이유를 물었다가 밤새 잠을 못 잤다주말마다 시골에 계신 시어머니 댁으로 향하던 차 안에서 여덟 살 난 내 아이가 돌연 창밖을 보며 집에 가고 싶다고 떼를 썼다. 평소 할머니를 잘 따르던 아이가 갑자기 시골집에 가기 싫다고 투정을 부리자 나는 당황스러운 마음으로 아이의 손을 잡았다. 운전대를 잡은 남편도 의아한 표정으로 백미러를 바라보았고 나는 아이의 눈을 맞추며 대체 왜 가기 싫은지 조
"엄마도 손님 아니에요?" 손녀가 할머니에게 꺼낸 한 마디에 모두 멈췄다주말마다 우리 집에 찾아오는 친정엄마는 오자마자 앞치마를 둘러메고 청소기부터 돌리곤 했다. 나는 그것이 딸을 위한 엄마의 자연스러운 사랑이라 생각하며 당연하게 그 호의를 받아왔다. 그러나 얼마 전 거실 한복판에서 어린 딸아이가 던진 던진 예리한 한 마디에 식탁 위 적막이 감돌았다. 그날도 친정엄마는 쉬지도 않고 주방에 서서 온 식구가 먹을 저녁 음식을
"이 문자 평생 지우지 마.." 남편의 휴대폰을 확인하고 그 자리에 멈췄다늦은 밤 거실 테이블 위에 놓인 남편의 휴대폰 진동이 요란하게 울려 무심코 화면을 들여다보았다. 상단에 뜬 낯선 번호의 발신자는 이 문자 평생 지우지 말라는 기묘한 요구와 함께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왔다. 화면을 켜서 이전 대화 내역을 확인한 나는 그 자리에 굳은 채 차마 다음 문장을 읽 내려가지 못했다. 문자함 속에는 오래전 남편이 시댁의 막대한 빚을
"이번 생일엔 오지 마라.." 시어머니 문자를 받고 며칠 뒤에야 알게 된 진짜 이유생일을 일주일 앞두고 시어머니에게서 이번에는 시댁에 오지 말라는 단호한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 갑작스러운 거절에 서운함이 밀려왔고 남편과 나는 시어머니가 우리에게 무슨 유감이라도 생긴 것인지 걱정했다. 문자를 발송한 지 며칠 뒤 시댁을 불시 방문하고 나서야 그 무심한 문장에 숨겨진 진짜 이유를 알게 됐다. 해마다 생일이면 온 가족이 모여 음식을 만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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